‘아일랜드’ 차은우 “괜찮은 사람이란 말 듣고 싶죠” [쿠키인터뷰]

‘아일랜드’ 차은우 “괜찮은 사람이란 말 듣고 싶죠”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3-03-03 06:00:15
가수 겸 배우 차은우. 티빙

헤드셋을 끼고 악마를 퇴치하는 사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 속 요한(차은우)은 등장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벼운 모습부터 신의 권능을 행하는 경건함과 책임감, 구마의식 과정에서 보여주는 액션까지. 일명 ‘MZ 사제’를 연기한 가수 겸 배우 차은우는 도전자의 마음으로 ‘아일랜드’에 뛰어들었다. “‘힙’한 사제가 흔한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더욱더 하고 싶었죠.” 지난달 21일 서울 역삼동 한 카페에서 만난 차은우의 얼굴엔 설렘이 가득했다.

로맨틱 코미디를 주로 해오던 그는 ‘아일랜드’로 판타지 액션에 도전했다. 전작 tvN ‘여신강림’을 촬영할 때부터 ‘아일랜드’ 생각이 머릿속에 빼곡했단다. 그간 접하지 못한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는 매일 그의 마음을 두드렸다. K팝을 들으며 구마한다는 원작 설정에도 푹 빠졌다. 이전 파트에서 걸출한 액션을 선보였던 그는 파트 2에서 더 화려한 동작을 선뵌다. 하지만 현란한 외피와 달리 속은 까맣게 타들었다. 정염귀(요괴)로 비화한 형 찬희(최태준)을 제 손으로 처단해서다. 신이 형을 버렸다는 생각에 요한은 내내 번뇌한다. 겉과 속에서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는 사람. 차은우는 갈수록 요한이 좋았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 스틸컷. 

“기존 사제 캐릭터와 다른 요한이만의 색을 찾는 게 숙제였어요. 요한이는 구마사제 치고 어리지만 강인하고 여유가 있어요. 그러면서도 나이에 맞게 까불대곤 하죠. 캐릭터 매력은 확실하니 표현만 생동감 있게 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구마의식도 더 신경 썼어요. 원작 만화 속 요한이의 외면을 충실히 재현하려 했고요. 현장에서 감독님과 대화를 나눈 기억이 정말 많이 나요.”

감독과 캐릭터를 구축했다면, 선배 배우 김남길과는 연기를 함께 다져갔다. 차은우는 김남길이 연기에 임하는 자세와 캐릭터를 준비하는 과정, 현장에 임하는 방식을 면밀히 살폈다. “보는 것만으로도 배울 게 많았다”고 돌아보던 그는 “선배와 장면을 연구하는 매 순간이 즐거웠다”며 잔잔히 미소 지었다. 앞서 연기로 엇갈린 평가를 받던 차은우는 최근 영화 ‘데시벨’과 ‘아일랜드’를 통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뿌듯한 변화다.

“칭찬은 감사하지만, 깊게 새기지 않는 편이에요. 경험치가 쌓이면서 표현력 역시 나아진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아쉬움은 늘 있어요. 그래도 ‘아일랜드’로 얻은 게 많으니 성장했으리라 믿는 거죠. 좋지 않은 반응도 겸허히 받아들여요. 앞으로도 잘하면 되니까요. 혹평을 접해도 뭔가에 가로막힌 것 같진 않더라고요. 지금까지 그랬듯, 최선을 다하는 게 급선무잖아요. 좋은 양분을 쌓고자 하는 욕심이 크죠. 더 잘하고 싶으니까.”

가수 겸 배우 차은우. 티빙

얼마 전 차은우는 소속사 판타지오와 재계약을 마쳤다. 그룹 아스트로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아스트로 멤버들은 든든한 우군이다. 그는 가수와 배우 활동 모두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무대에 서면 짜릿해요. 멤버들과는 유대감이 있고요. 공연을 마치면 쾌감이 크죠. 그러면서도 제가 출연한 작품을 많은 분이 봐주실 때면 뿌듯해요. 두 영역을 오갈 수 있다는 건 정말 운이 좋은 거예요.” 연예계 생활이 지칠 때마다 그는 묵묵히 버티며 마음을 다잡는다. 그는 오랜 동력인 욕심을 벗 삼아 달리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연예인으로서 야망이 있어요.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놓진 않았어요. 차근차근 경험을 쌓다 보면 어느 고지에 올라있으리라 믿어요. 그러려면 매 순간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해내야 하죠. 언젠가는 ‘이 친구 참 괜찮다’는 말도 듣지 않을까요? 당장 내일 일도 모르는 게 인생이지만, 그러니까 더 나아가야죠. 재미있는 방향으로요.”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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