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천하람 돌풍’이 심상치 않은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어대현(어차피 당대표는 김기현)’의 콘크리트 지지가 흔들린다는 말까지 나오며 결선 투표 가능성을 시사했다.
7일 국민의힘은 ARS 투표를 마감한다. 지난 4~5일 모바일투표에 이어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 투표를 시행한 데에 따른 것이다.
앞서 치러진 모바일투표에서는 지난 2021년 전당대회 최종 투표율인 45.36%를 넘은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따르면 해당 모바일투표에서 47.51%의 투표율이 나왔다. 약 84만명의 선거인단 중 39만 7805명이 모바일투표에 참여한 것이다.
당대표 후보들은 유례없는 투표율에 각자 자신이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준석계 ‘천아용인’ 중 한명인 천하람 당대표 후보는 투표 첫날인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침묵하던 다수의 반란”이라며 “민심의 태풍이 불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동원 투표의 위력은 약화하고 일반 당심이 반영됐다고 생각한다”며 “당선 확률이 높은 제게 천 후보 지지자들이 1차 투표부터 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황교안 후보 또한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에서 “제가 김기현 후보의 부동산 비리 얘기를 하며 ‘핫’해진 측면이 있다”고 자신의 공로를 내세웠다.
이렇듯 당대표 적합도 1위를 내달리던 김기현 후보를 견제하던 후보들이 자신이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정치권은 김 후보가 ‘고전’한다는 느낌을 받는 듯 보인다. ‘친윤계’인 김 후보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무너뜨릴 수 있다는 추측에서다.
하지만 김기현 후보는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투표율이 높을수록 제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투표 환경이 MZ세대 참여율을 끌어올려 천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었으리라 추측했다. 다만 결선 투표에서는 김기현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고 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모바일투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투표하는 것이기에 MZ세대가 많이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천하람 후보에게 유리한 쪽으로 작동하리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가 된 후에 당원이 많이 늘어난 ‘이준석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전체적 (당원) 구성도 연령대가 많이 낮아지며 2030 비중이 높아졌다. 그런 환경에서 투표율이 높다고 하는 것은 MZ세대가 적극 투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선 투표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어쨌든 결선 투표 가능성도 있는데 천 후보가 2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 같고 못 올라가더라도 안철수 후보와의 간극은 줄어들 것”이라며 “안 후보가 올라갔을 때보다 천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을 때 김 후보를 이길 가능성이 있는 것도 맞다”고 전했다. 안 후보가 천 후보의 지지층을 흡수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반면 “어쨌든 결선 투표에서는 누가 올라가든 김 후보가 좀 더 유리할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황교안 후보의 표는 골수 당원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김 후보를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ARS 투표는 모바일투표를 하지 않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시행되며 총 득표 수는 8일 전당대회 때 최종 발표된다. 당권 주자는 과반 득표자가 없을 시 1위와 2위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