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금융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10억원대의 연봉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은 은행 경영진의 성과보수 체계 적정성을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8일 국내 금융지주회사 및 은행이 공개한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10억원대의 연봉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지난해 18억4000만원(성과보상금 9억3000만원 포함)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전년(17억3000만원) 대비 1억1000만원 늘어난 수치다.
윤 회장 다음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15억3000만원(성과급 7억1000만원 포함)을 받아 2위를 차지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9억원의 급여를 받았다. 조 회장의 경우 ‘라임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징계받은 뒤 유보된 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보수총액이 낮게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는 보고서상 급여총액을 임원과 직원으로 구분해 서술했다. 이에 따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보수총액은 향후 공시 등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요 은행 임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전반적으로 늘었다. 국민은행 임직원 평균 보수는 1억1300만원으로, 2021년(1억1100만원)보다 소폭 늘었다. 우리은행 임직원은 지난해 평균 1억400만원을 받았다. 2021년에는 1억원에 약간 못 미치는 98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 임직원들의 평균 연봉도 1억원을 웃돌았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임직원 평균 보수는 1억4600만원이다. 다만 스톡옵션 행사 차익(542억3000만원)을 빼면 1인당 보수는 1억700만원 수준이라는 게 카카오뱅크의 설명이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은 보상위원회 운영 및 성과보수 체계 실태 점검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논의되는 사항은 경영진 보수에 대한 주주 투표권인 ‘세이온페이(Say-on-pay)’ 제도와 금융사 수익 변동 시 임직원 성과급을 환수·삭감하는 ‘클로백(Claw-back)’, 보수위원회 기능 강화 등이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내부 임원 회의를 진행하며 “은행 성과보수 체계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의 취지와 원칙에 부합하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점검하겠다”며 “은행의 성과 평가 체계가 단기 수익지표에만 편중되지 않고 미래 손실가능성 및 건전성 등 중장기 지표를 충분히 고려토록 하는 등 미흡한 부분은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