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뇌전증 등으로 병역을 면탈한 병역 브로커와 면탈자 등 총 13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적발된 이들 가운데 래퍼·배우·프로배구 선수·의사 등 사회 각계 인사들이 포함됐다.
서울남부지검·병무청 합동수사팀은 1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서 지난 3개월간 진행한 병역 비리 수사와 관련해 이같이 발표했다.
합동수사팀은 면탈을 주도한 브로커 2명을 구속기소하고 병역면탈자 109명과 공범 21명, 출근기록부 등을 조작한 공무원 5명 등 137명을 적발, 병역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적발된 면탈자 중에는 래퍼 라비(본명 김원식·30)와 배우 송덕호(김정현·30)와 배구선수 조재성(OK금융그룹·28), 프로축구 선수 2명, 의사 등이 포함됐다. 가족 및 친구의 병역 면탈에 가담한 전 대형로펌 변호사, 한의사 등도 공범으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에 붙잡힌 브로커 구 모씨와 김 모씨 등 2명은 거액을 받고 의뢰인들에게 뇌전증 등 맞춤형 시나리오를 제공했다. 검찰은 범죄수익 약 16억원을 추징보전 조치했다.
구씨의 수사 과정에서 래퍼 나플라의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둘러싼 병무비리 혐의도 포착됐다. 나플라는 서울 서초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우울증을 앓는 것처럼 꾸며 조기에 소집해제 판정을 받으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나플라와 서울지방병무청 복무담당관 강모씨, 서울 서초구청 공무원 염모씨 등 7명을 재판에 추가로 넘겼다. 나플라의 소속사인 그루블린 공동대표 김모씨도 포함됐다. 그는 141일간 구청에 출근하지 않았는데도 구청과 병무청 공무원들은 일일복무상황부 등 공문서에 그가 출근한 것처럼 써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병역비리는 입시비리와 더불어 우리 사회의 공정과 통합을 저해하는 중대 범죄”라며 “각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소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