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흥국생명)이 드디어 웃음을 지었다. 위기를 이겨낸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연경은 15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6라운드 IBK기업은행과 맞대결에서 23점(공격성공률 52.78%)을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3대 0(25-15 25-13 25-16)을 이끌었다.
승점 3점을 획득한 흥국생명은 승점 79점(26승 9패)을 기록, 시즌 마지막 경기와 상관 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지난달 중순 현대건설을 2위로 끌어내리고 선두에 오른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에게 다시 1위 자리를 뺏기지 않고 레이스 완주에 성공했다. 2위가 확정된 현대건설은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해 승점 6점을 얻더라도 승점 76점에 그쳐 역전할 수 없다.
4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달성한 흥국생명은 오는 29일부터 플레이오프 승자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을 치른다.
경기가 끝나고 김연경은 “길었던 시즌을 1위로 마무리해서 좋다”며 “어려울 때도 있었으나 선수들이 잘 뭉쳐서 이겨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연경은 전 사령탑 권순찬 감독에게도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팀을 2위로 올려놓은 권 감독은 구단의 전술 개입에 갈등을 빚었고, 권 감독은 지난 1월 흥국생명 구단에게 경질을 통보받았다.
김연경은 “권순찬 감독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다”며 “비시즌부터 초반까지 좋게 잘 나갔다. 감독님이 계셨기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팀의 최고참인 김해란은 버팀목 역할을 해줬다. 김연경은 “(김)해란 언니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라며 “서로 의지가 많이 됐다. 나도 힘든 순간이 있었는데 언니가 참고 견뎌주면서 함께 힘을 낼 수 있었다. 또 코칭스태프에게도 고맙다”고 진심을 드러냈다.
김연경이 국내 무대에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건 2007~2008시즌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1차 국내 복귀 시즌이인 2020~2021시즌에는 GS칼텍스에 밀려 정규리그 2위와 준우승에 그쳤다.
그는 “오래 해외 나가 있어서 국내서 기회가 많지 않았다”라면서 “2년 전에 준우승으로 마무리 돼서 안타까웠는데 올 시즌에 잘 이겨내서 결과가 있어서 기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14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린다. 김연경은 “(어느 팀이든지) 3경기를 하고 올라왔으면 좋겠다”며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잘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올 시즌 김연경은 34경기에 출전해 669점(공격 성공률 45.76%)을 기록했다. 득점 기록은 리그 5위에 달하며, 국내 선수 중에서는 1위다. 또 공격 종합, 시간차 공격 부문에서도 1위에 올라 있고, 퀵오픈 부분도 2위에 위치했다. 라운드 MVP를 3차례나 획득하는 등 정규리그 MVP를 사실상 예약한 상태다.
‘올 시즌 김연경 효과가 있었다고 인정하는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연경은 “영향력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 너스레를 떨면서도 “팀에 좋은 영향력을 주는 선수가 있다고 해도, 좋은 결과로 가져가는 건 쉽지 않다. 선수들이 잘해줘서 (내가)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끝으로 그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유리한 건 맞다. 아직 정규리그 한 경기가 남아 있다. 감독님이 어떻게 운영할 지 모르겠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화성=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