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미분양 ‘고육지책’…쪼개기 분양·시공권 포기까지

건설사 미분양 ‘고육지책’…쪼개기 분양·시공권 포기까지

기사승인 2023-03-23 06:00:07
쿠키뉴스 자료사진

고금리에 집값 하락으로 미분양이 속출하자 건설사들이 고육지책으로 분양물량을 쪼개거나 시공권을 포기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 신동 동탄2택지개발지구 A56BL에 위치한 ‘e편한세상 동탄파크아너스’ 아파트는 분할 분양을 한다. 시공사 디엘이앤씨는 전체 800가구 중 절반을 선 분양하고 나머지는 오는 8월 분양한다.

분양물량을 쪼갠 건 부동산 경기가 그만큼 나빠서다. 미분양 주택이 정부 위험수위(6만 가구)를 넘어선 지 오래다.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5359가구로 10년 만에 최대 규모다.

디엘이앤씨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좋은 상황은 아니어서 시간을 두고 분할 분양하기로 결정했다”라며 “흔한 사례는 아니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미분양 현상이 가장 심각해 건설사 ‘무덤’으로 통하는 대구에선 분양가를 깎고 있다. 서희건설은 대구 서구 내당동 ‘두류스타힐스’ 아파트를 10% 할인분양 하고 있다. 덕분에 소수만 빼곤 일반분양은 다 찬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내 A부동산 관계자는 “분양가 10% 세일 들어가서 일반분양은 거의 다 됐다. 현재 6억 원대 초반부터 6억 원대 후반까지 있다”며 “아주 고층과 가장 저층만 남았다. 동호수가 얼마 안 남아서 지금 상담 받는 손님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라온건설이 분양하는 ‘시지 라온 프라이빗’은 내달 말까지 등기를 마친 자에 한해 입주지원금 70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부동산에 따르면 최근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 분양가는 7억4000만 원선이다. 시중엔 6억 원대 개인 매물도 나와 있다.

수성구 ‘만촌자이르네’ 아파트도 고층 17%, 저층은 최대 25%까지 분양가를 할인해주고 있다. B부동산 관계자는 “1층 분양가는 8억2000만~8억3000만원이고 고층 원분양가는 11억8000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9억9000만 원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부동산에 따르면 선호도가 높은 102동 고층 주택과 분양가가 저렴한 저층은 대부분 소진됐다. 또 분양 사무실과 직접 계약하지 않고 부동산을 대면 일종의 ‘소개비’를 돌려주고 있다.

아예 시공권을 포기한 건설사도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울산 동구 일산동 일대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사업 시공권을 포기했다. 예상되는 미수 금액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미분양을 피하려고 분양일정을 늦추는 건설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엔 시장 상황에 따라서 방침을 정하는 것이고 건설사 입장에서도 분양을 하려고 여러 방편을 찾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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