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원주시는 아카데미극장 관련 시민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23일 시청 7층 회의실에서 원주시 5개 상인회 대표와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선 아카데미극장을 보존하자는 의견과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면서도, 합리적인 활용안이 도출되길 바라는 공통적 여론이 조성됐다.
당초 시는 아카데미극장 사업 관련 시정토론 청구서를 제출한 아카데미의 친구들 측 대표 5명을 포함해 간담회를 진행하려 했으나, 아카데미의 친구들의 갑작스러운 불참 통보로 상인회 대표단과의 대화만 진행하게 됐다.
앞서 원주시는 토론청구서 서류보완과는 별개로 사전미팅을 통해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뜻을 아카데미의 친구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아카데미의 친구들은 간담회 참석을 약속했으나, 이후 언론보도를 통해 불참 의사를 밝혔다.
아카데미의 친구들은 “간담회라는 형식적 의견 수렴을 거쳐 원주시가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일방적 방식으로 흐를 수 있다”면서 “시가 사전에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반대하는 상인회 측을 만나 철거를 유도하는 등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정황이 보여 불참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카데미의 친구들은 23일로 예정된 간담회에 불참을 통보하는 공문과 함께 시정정책토론을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아카데미극장 사업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시장 상인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해 시정정책 결정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아카데미의 친구들과도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1963년 개관한 아카데미극장은 스크린을 1개만 갖춘 단관극장의 원형을 보존한 건축물이다. 원주에서도 복합영화관이 잇따라 생기면서 2006년 아카데미극장을 포함한 단관극장들이 문을 닫았다. 다른 극장들은 모두 철거됐지만 아카데미극장은 건물 소유주가 창고처럼 사용하면서 헐리지 않았다. 극장 내부에는 객석, 영사실, 매표구, 간판 거치대, 광고판 등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옛 시설들이 남아 있다.
현제 건물 보존을 위한 리모델링 사업비, 유지관리비, 연간 위탁운영비 등 막대한 예산 소요를 우려해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과 근대건축의 높은 가치 및 확보된 국비 등으로 리모델링을 통해 보존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대립을 이루고 있다.
원주=박하림 기자 hrp11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