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 내줬지만…현대캐피탈의 잇몸은 단단했다 [V리그]

2차전 내줬지만…현대캐피탈의 잇몸은 단단했다 [V리그]

기사승인 2023-03-26 18:37:45
공격을 시도하는 현대캐피탈의 이시우.   한국배구연맹(KOVO)

비록 패배했지만 현대캐피탈의 저력은 상당했다. 벤치 멤버들이 제 활약을 펼친 까닭이다.

현대캐피탈은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한국전력과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대 3(18-25 25-21 18-25 27-25 16-18)로 패배했다. 1차전을 승리한 현대캐피탈은 기세를 이어 챔피언결정전 조기 진출을 노렸지만, 노련한 한국전력에 발목이 붙잡혔다.

공격진에서 구멍이 많았던 현대캐피탈이다. 허수봉이 30점(공격성공률 56.82%)으로 경기 최다득점을 올렸지만, 외국인 선수 오레올이 13점(공격성공률 31.03%)으로 부진했다. 특히 오레올은 한국전력의 목적타에 리시브가 계속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전광인의 빈자리도 컸다. 현대캐피탈은 1차전에서 전광인의 빈자리를 문성민으로 대체했다. 문성민은 당시 19점을 올리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7점으로 1차전만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홍동선, 김선호 등 다양한 선수들을 기용했지만 좀처럼 한국전력의 블로킹을 무너트리지 못했다. 이에 최 감독은 이시우를 기용했다.

이시우는 강력한 파워를 갖추고 있지만 187㎝의 다소 작은 신장에 주전으로 자리를 잡지 못해 주로 ‘원포인트 서버’로 출전해왔다.

4세트에 선발로 나선 이시우는 5점을 올리며 현대캐피탈을 구해냈다. 22-24로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강서브로 한국전력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고, 미들블로커가 박상하가 곧바로 득점을 올렸다. 이어 상대 엔드라인을 노리는 서브 득점을 성공시켜 듀스를 만들어냈다. 결국 이시우의 활약으로 현대캐피탈은 5세트에 나설 수 있었다.

하지만 이시우는 5세트에 16-16 듀스 상황에서 조근호의 서브를 받아내지 못하는 결정적 실수를 범했다. 이어진 상황에선 리시브를 받은 후 2차례 공격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위로 돌아갔고 서재덕의 공격이 네트에 꽂히면서 경기가 마무리됐다. 이시우는 경기가 끝나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현대캐피탈의 세터 김명관.   한국배구연맹(KOVO)

이시우가 구세주였다면, 김명관은 이날 경기의 주춧돌이었다.

프로 데뷔 4년차를 맞은 김명관은 현대캐피탈 리빌딩의 핵심으로 손꼽혔지만, 성장이 다소 더딘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에는 신인 이현승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김명관은 선발 출전 보다 팀이 지고 있을 때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경기에 투입되는 빈도가 늘어났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에 18-25로 완패하자 김명관을 투입했다. 김명관 투입은 성공적이었다. 적절한 공격 배분으로 답답하던 흐름을 바꿨다. 속공과 2단 공격도 섞어가며 한국전력의 수비를 무너트렸다.

수비에서 더욱 돋보였다. 195㎝의 장신인 김명관은 적극적으로 블로킹에 가담해 한국전력의 공격을 저지했다. 김명관은 세터 포지션임에도 무려 8점을 뽑아냈는데, 5점이 블로킹 득점이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도 여럿 차례 선보여 팀의 사기를 끌어 올렸다.

경기가 끝나고 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버틸 줄 몰랐다”며 “비록 졌지만 팀이 소중한 경험을 쌓은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흡족해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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