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과 코카인 등 마약류 투약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이 12시간에 걸친 경찰 조사를 받고 “깊이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초 의혹이 불거진지 50일 만이다.
유씨는 이날 오후 9시17분쯤 서울 마포구에 있는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고 나온 뒤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9시20분쯤 경찰에 출석한 그는 약 12시간 동안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날 유씨는 마약류 투약 혐의를 인정하는지 묻는 취재진에 “밝힐 수 있는 사실들 그대로 말씀드렸다”며 “불미스러운 일로 이런 자리에 서서 그동안 저를 사랑해주신 많은 분께 큰 실망드리게 된 점 깊이 반성한다.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식의 자기 합리화 속에서 그런 잘못된 늪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며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를 보시기 많이 불편하시겠지만, 이런 순간들을 통해 그동안 제가 살아보지 못한 건강한 시간들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다”며 “실망드려서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유씨는 마약류 관리에 대한 법률위반(향정)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유씨가 2021년 한해 73차례에 걸쳐 모두 4400㎖가 넘는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은 지난달 5일 유씨가 미국에서 입국한 직후 공항에서 영장을 집행해 소변과 모발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애초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받았던 유씨는 국과수 감정에서 프로포폴 외에도 대마·코카인·케타민 등 다른 마약 성분도 검출됐다.
경찰은 유씨의 마약 투약 횟수와 경위, 이날 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