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생산직 여성채용 전무...노조 "응시 성비 공개하라"

현대차, 생산직 여성채용 전무...노조 "응시 성비 공개하라"

기사승인 2023-03-29 17:44:01
29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현대자동차지부 노조원들이 ‘현대자동차 기술직부문 신입공채 0명, 2023년엔 달라야 한다’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조은비 기자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현대자동차지부,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은 10년 만에 시행되는 현대자동차 생산직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성별 구분 없는 채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29일 오전 금속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역대 현대차 기술직 공채에 단 한명의 여성도 뽑힌 적이 없다”며 “현재 약 2만8000여명의 생산직 노동자 중 여성은 단 2%(500여명)뿐인데 그들도 비정규직 파견 노동자에서 법원의 판결로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우”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창사 이래 생산직 신입 공채에서 여성 직원을 한 명도 채용한 이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똑같이 현대자동차를 만드는 미국 엘리바마 공장은 여성 노동자의 비율이 36%”라며 "우리나라가 27년째 OECD 국가 중 성별 임금 격차가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일 PwC의 여성 고용환경 지수(WiW)에 따르면 OECD 33개국 중 한국은 성별 임금 격차가 31.1%로 OECD 33개 국가 중 33위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적은 국가는 룩셈부르크(0.5%)로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보인다. 다만 2000년 41.7%에서 점점 격차를 좁히고 있다. 

김은주 현대자동차지부 여성문화실장은 “자동차 공장 현장에는 2%정도의 소수 여성 노동자들이 존재하지만, 별도로 분리돼 일하고 있지 않다”며 “생산, 공장 요소에 남성들과 동일하게 노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 기술직부문 신입공채 0명, 2023년엔 달라야 한다’ 기자회견에서 여성노동자 채용을 촉구하는 퍼포먼스.    사진=조은비 기자 

노조는 현대자동차에 채용 단계별 선발 기준, 응시인원 성비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서류, 면접, 최종 합격 전형별로 성비 공개를 시작해 적극적으로 고용 개선 조치를 현실화하도록 회사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이번 생산직 채용 응시인원의 성비는 개인적인 정보이기 때문에 공개하기 힘들다”고 답변했다. 2010년 하청업체 여성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우 이외에 신입 공채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채용된 적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특정 성별 채용에 대해 말씀드릴 입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노조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7만2000여명의 노동자 중 여성 노동자는 4600여명, 기아자동차 3400여명 중 1500여명, 쌍용자동차 4200여명 중 76명의 여성 노동자가 있다.

노조는 정부가 2006년 여성 고용률을 높이고 고용상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고용개선조치(AA)’를 도입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조는 “공공기관, 공기업을 비롯한 상시 노동자 500인 이상 민간 사업장을 대상으로 여성 고용비율을 점검하고 개선 조치를 이행하라고 한다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다”며 “여성 노동자들은 여성이라서 채용하지 않겠다는 건설 현장에 가서 여성 채용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현대자동차 기업 정보에 따르면 2022년 연말 기준 여성 직원 비율은 6.3%로 2012년 보다 약 2% 증가했다. 노조는 “채용 공고에 남성만 채용한다고 쓰여 있지 않지만, 채용 게시판에는 여성이 지원해도 되는 일자리인지 묻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며 “현대차가 스스로 공고히 유지해온 차별적 결과”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시민들에게 “정부와 기업의 성차별 구조 묵인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성차별적인 면접, 채용, 노동환경을 주위에 적극적으로 알려주시길 바란다”며 “성차별채용절차로 인해 피해를 보신 분들은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카카오톡 오픈채팅방(pf.kakao.com/_adxbcb)으로 제보할 수 있고, 현대차 관련 내용은 현대차지부로 제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2023년 400명, 2024년 300명을 신규채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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