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상 첫 기소’ 트럼프, 법정서 무죄 주장… “혐의에 좌절·분노”

‘美 사상 첫 기소’ 트럼프, 법정서 무죄 주장… “혐의에 좌절·분노”

변호인단 “열심히 싸울 것”
백악관 침묵 “진행중인 사안에 언급 안해”

기사승인 2023-04-05 07:08:45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절차에 참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법정에 세워졌다. 성추문 입막음 사건 등 34건의 혐의로 형사 기소된 그는 법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CNN·NBC 등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절차에서 모든 혐의 내용을 부정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에서 무죄를 주장할 것은 이미 예고된 부분이었다. 그는 이날 법원으로 향하면서 SNS에 “법원으로 가고있다. 너무나도 초현실적”라며 “그들은 저를 체포할 것이다. 이런 일이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성인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입막음을 위해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달러(약 1억7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플레이보이의 모델로 활동했던 캐런 맥두걸을 입막음하기 위해 지급한 합의금을 회계 조작한 혐의도 있다. 또 ‘트럼프에게 혼외 자식이 있다’고 주장한 뉴욕 트럼프타워 도어맨에게도 3만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소장에 확인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는 모두 34건이다. 

검찰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5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2016년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죄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문서를 반복적으로 조작해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문서 위조 자체는 1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경범죄지만, 다른 범죄를 하거나 은폐하기 위한 의도인 경우 4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로이터는 “34건의 혐의를 종합하면 뉴욕법에 따라 최대 10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거받을 수 있다”며 “다만 그가 유죄판결을 받아도 실제 징역형은 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른 형사기소 용의자와 달리 수갑을 차지 않았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머그샷(범죄자 촬영 사진)도 촬영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법정을 들어설 때나 법정을 나왔을 때 공개적인 발언은 없었다. 앞서 그는 이번 기소에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의 변호인 토드 블랑쉬는 “열심히 싸울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혐의들에 좌절하고 분노한 상태라고 전했다.

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다음 공판 기일을 12월4일로 정했다. 본격적인 재판은 빨라야 내년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24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형사 재판 이슈가 내내 정국을 뒤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기소인부절차를 마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리조트로 돌아갔다. 트럼프는 이날 저녁 마러라고에서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다. 34개 혐의를 정치적 수사라고 강조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백악관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진행 중인 사건이므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것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관심의) 초점이 되는 일이 아니며 미국인에 대해 집중할 것. 지속적으로 물가를 낮추는 일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라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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