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급 강풍에 초대형 헬기도 발묶여… 강릉 산불 피해 확산

태풍급 강풍에 초대형 헬기도 발묶여… 강릉 산불 피해 확산

산불 현장 순간 풍속 초속 30m

기사승인 2023-04-11 13:50:00
11일 8시 30분쯤 강원도 강릉시 난곡동 일원에서 산불이 발생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강릉 산불이 강한 바람에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8000L급 초대형 헬기를 비롯해 6대를 투입했지만 워낙 바람이 강해 진화 작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11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쯤 강원 강릉시 난곡동에서 발생한 산불은 초속 30m의 강풍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했다. 소방청은 최고 대응 수위인 소방 대응 3단계,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했다. 산불로 소방 대응 3단계가 발령된 것은 올해 들어서는 처음이다.

산불 피해는 커지고 있지만 태풍급 강풍에 헬기가 뜨지 못하고 있다. 산림당국은 8000L급 초대형 헬기를 비롯해 6대를 투입했지만, 동해안 지역에 전진 배치된 지자체 임차 헬기 4대를 비롯한 진화 헬기는 바람이 강해 이륙조차 하지 못했다. 산불 현장에 투입된 헬기 6대는 동해안이 아닌 원주 등 영서 지역에서 이륙한 헬기다.

평균풍속 초속 15m, 순간풍속 초속 30m의 남서풍이 불어 담수조차 어려워 공중 진화가 불가능한 상태로 알려졌다. 현재 이륙한 헬기에서 느끼는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60m에 달한다고 산림당국은 설명했다. 담수하기 위해 하강하는 순간 강풍으로 자칫 헬기가 휘청이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산불 진화 헬기의 이륙 시 풍속 제한 기준은 초속 20m다. 

이번 강릉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한 데에는 ‘양간지풍’이 큰 원인으로 꼽힌다. 양간지풍은 양양과 고성 간성사이, 양양과 강릉 간 국지적으로 부는 강한 바람을 일컫는다. 고온건조하고 속도가 빠른 특성을 가져 봄철 동해안 지역에 불을 몰고온다는 의미로 화풍이라고도 불린다. 

이렇다 보니 산불은 진화대원과 장비를 투입한 지상 진화 작업에 의존하고 있다. 산림당국은 소방당국과 함께 진화장비 107대와 진화대원 1410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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