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채권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브릿지론의 만기가 대거 돌아오고 있어 시장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부동산 PF 대출 관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금융권 PF 대출 연체율은 1.19%로 전분기 대비 0.33%p(포인트) 증가했다.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도 지난해 말 129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의 112조6000억원에서 17조3000억원 늘었다.
업권별로는 보면 증권사 연체율이 지난해 3분기 8.16%에서 4분기 10.38%로 2.22%p 증가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도 4분기 연체율이 2.20%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1.13%p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보험은 0.20%p, 저축은행은 0.33%p, 은행은 0.02%p 감소했다. 상호금융권 연체율은 0.09%로 변동이 없었다.
PF 관련 비은행권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규모도 크게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3년 3월)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9월말까지 비은행권 전체의 부동산 PF익스포저 규모는 115조5000억원에 달한다. 업권별로는 지난 2017년 대비 여전사가 432.6% 증가했고, 뒤이어 저축은행은 249.8%, 보험사 204.8%, 증권사 167.0%의 상승률을 보였다.
금감원은 금융권 PF 연체율이 2012년 말(13.62%)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고, 증권사 연체대출 규모 역시 자기자본 대비 0.7%에 불과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는 6월 ‘브릿지론’ 만기가 대거 돌아오면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계한다. 또한 본PF 만기가 하반기 집중돼 있어 시장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PF는 ‘본 PF’와 ‘브릿지론’으로 구분된다. 브릿지론은 본 PF대출을 받기 전 개발자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주로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에 빌리기 때문에 본 PF로 넘어가지 못 하면 시행사는 물론 브릿지론을 빌려준 금융사도 부담을 떠안게 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캐피털·저축은행 61곳의 PF 브릿지론 대출 잔액은 21조원에 이른다. 26개 증권사 브릿지론 잔액 9조1000억원 가운데 90%의 만기가 올해 안에 돌아오며, 26개 캐피털사 브릿지론 9조원도 올해 안으로 88%가 만기 도래할 예정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브릿지론 위기는 이제 시작 단계”라며 “부동산 호황기 높은 가격에 토지를 매입하고 저금리에 브릿지론을 받은 사업달의 만기가 돌아오면 이를 대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대환에 성공해도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고, 본 PF로 넘어가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