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대출 연체율이 꾸준히 높아지면서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보다 0.05%p, 지난해 같은 달 보다 0.11%p 높아진 수치다. 또한 2월 은행의 연체율은 지난 2020년 8월(0.38%) 이후 30개월만에 최고치다.
2월 신규 연체 발생액(1조9000억원)은 지난달과 비슷한 규모였고, 연체 채권 정리 규모(8000억원)는 전달보다 2000억원 증가했다. 2월 신규 연체율은 0.09%로 전달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부분별 연체율은 먼저 기업대출 연체율 0.39%로 전월 말 대비 0.05%p 상승했다. 대기업대출은 0.09%로 전월과 비슷했으나, 중소기업대출이 0.08%p 상승한 0.47%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32%로 전월 말 대비 0.04%p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0%로 0.02%p 상승했고, 이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연체율은 0.64%로 0.09%p 올랐다.
이같은 연체율 상승 속 금융당국은 은행을 상대로 더 많은 충당금을 쌓을 것을 요구했다. 지난 19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재무·리스크 담당 임원(부행장급)과 금융감독원은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충당금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당국 관계자들은 은행 충당금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적정 수준보다 적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당국은 올해 1분기의 경우 이런 대출 연장 등 금융지원 특수성과 미래 경기 전망 등을 반영해 각 은행과 금융지주가 알아서 충당금을 많이 쌓도록 요청했다. 2분기부터는 같은 맥락에서 충당금 관련 규정도 개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요 은행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2분기 안에 충당금 관련 규정을 고치고, 3분기부터 이행 여부를 점검하겠다는 뜻을 금감원이 분명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