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이 하지 않는 이야기가 곧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올해는 국내 경쟁력 제고의 완전판이 될 것입니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 서울 파크볼룸서 열린 웨이브 콘텐츠 라인업 설명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웨이브가 자신 있게 내건 콘텐츠는 오리지널 예능, 영화, 시리즈(드라마) 등 총 세 분야. 이전 시즌으로 성공을 거뒀던 ‘피의 게임’ 시즌 2를 시작으로 스타 배우를 내세운 오리지널 영화 ‘데드맨’과 ‘용감한 시민’, 오리지널 시리즈 ‘박하경 여행기’와 ‘거래’를 연내 선보인다.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맺은 HBO MAX 오리지널과 인기 해외 콘텐츠도 함께다.
“비용 대비 효율 따지며 투자… 수익은 장기적으로”
웨이브는 지난해 ‘약한영웅 Class 1’(이하 약한영웅)과 ‘피의 게임’으로 톡톡한 성과를 거뒀다. ‘약한영웅’은 북미와 유럽, 아시아 국가 곳곳에 판매된 웨이브의 대표 효자 콘텐츠다. ‘약한영웅’은 공개 후 4주 동안 화제성 1위를, ‘피의 게임’은 공개 첫날 신규 가입자가 타 콘텐츠 두 배에 달했다. 이 대표는 “두 작품 모두 제작비 규모가 작으나 비용 대비 효율은 블록버스터급”이라며 “웨이브는 다른 플랫폼이 하지 않는 이야기·소재·포맷을 다룬다. 가짓수가 적어도 타율이 좋은 이유”라고 자평했다. 웨이브는 올해를 국내 경쟁력 제고 원년으로 봤다. 최근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히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웨이브는 독자적인 활로를 찾고 있다. 이 대표는 “해외 자본의 국내 유치는 산업 전체로 봤을 때 환영할 일”이라면서 “1~2년 내 흑자 전환을 기대하진 않는다. 보다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방향성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 수입원으로 꼽은 건 지난해 인수한 미주지역 플랫폼 코코와(cocowa)다. 코코와는 북미에서만 100만명가량 다인종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코코와를 통해 미대륙과 중동, 아시아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국내에서는 미드폼 콘텐츠를 주요 전략으로 시청점유시간을 늘려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피의 게임2’, 서바이벌계 올스타전… 확실히 재밌다”
‘피의 게임’은 생존을 위해 모든 것을 허용하는 원초적인 서바이벌 콘텐츠다. 다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경험한 방송인 홍진호가 “모든 방송 통틀어 제일 힘들었다”, “늘 치열했지만 이번엔 처절하게 임했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지난 시즌이 MBC와 병행 공개한 것과 달리 새 시즌은 웨이브 독점 공개다. 이로 인해 수위가 대폭 높아졌다는 게 연출자와 출연진 설명이다. 이전 편에 이어 연출을 도맡은 현정완 MBC PD는 “재미와 규모 모두 ‘역대급’”이라고 자신하며 “시즌 1 장점인 지하실 같은 장치와 반전 요소, 출연자 사이 감정선을 살리면서 게임 요소 등 부족했던 점을 채웠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다양한 그림을 고려해 출연진을 섭외했다. 세계적인 포커선수 현성준과 프로게이머 출신 포커선수 홍진호, 멘사회원인 유튜버 유리사와 수능 만점자 이진형의 두뇌 대결, 댄서 넉스와 농수선수 출신 방송인 하승진의 신체 싸움을 비롯해 각종 정치 공작과 육탄전이 담길 전망이다. 이전 시즌에 출연했던 유튜버 덱스는 “우두머리를 꿈꾸는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매 순간 치열했다”면서 “서바이벌계 올스타전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희애·이나영·조진웅·신혜선·유승호, 차세대 ‘약한영웅’은?
웨이브는 다양한 장르 신작으로 ‘약한영웅’을 잇는 또 다른 성공을 꿈꾼다. 배우 조진웅, 김희애가 주연을 맡은 영화 ‘데드맨’은 세상에서 지워진 남자가 자신을 되찾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린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하준원 감독은 “신선한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대를 당부했다. 배우 신혜선, 이준영이 출연하는 영화 ‘용감한 시민’은 정규직 교사를 꿈꾸는 전 복싱 기대주 현 기간제 교사가 불의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각본은 OCN ‘경이로운 소문’ 작가진이 썼다. 제작을 총괄한 권미경 스튜디오N 대표는 “정의 실현이란 면에서 ‘경이로운 소문’과 맞닿은 부분이 있다”면서 “액션에서 느껴지는 쾌감이 있다. 원작 웹툰과 이야기는 비슷해도 재미는 배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나영 복귀작 ‘박하경 여행기’를 연출한 이종필 감독은 “힐링물이지만 억지 힐링이 아닌 게 우리 강점”이라면서 “대리만족은 물론 맑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김동휘, 유수빈이 출연하는 범죄 스릴러 드라마 ‘거래’는 친구가 친구를 납치하는 이야기다. 현장에 자리한 이들 배우는 독특한 소재를 강점으로 꼽으며 “호기심이 흡인력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다. 생생한 20대 청춘 모습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