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부터 쉰 전희철 감독 “선수들 보고 즐기라 했는데…” [KBL]

한숨부터 쉰 전희철 감독 “선수들 보고 즐기라 했는데…” [KBL]

기사승인 2023-04-25 22:24:12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   한국농구연맹(KBL)

“저는 못 즐겼어요.”

전희철 감독이 이끄는 서울 SK는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안양 KGC와 1차전에서 77대 69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3위로 마친 SK는 1위 KGC를 상대로 1차전을 잡으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SK는 역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은 72%(25회 중 18회)라는 기분 좋은 확률도 잡았다. 6강,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주 KCC, 창원 LG를 모두 3전 전승으로 꺾은 SK는 6라운드부터 시작한 연승 행진을 16경기까지 늘렸다.

챔피언결정전전에 앞서 대다수 전문가들은 KGC의 우위를 점쳤다. SK가 김선형과 자밀 워니라는 ‘MVP 콤비’를 보유하고 있으나 지난 시즌 우승의 주역이었던 안영준이 군 복무로, 최준용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진 상황이라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날 SK는 초반부터 강하게 KGC를 몰아치며 상대를 흔들었고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가 끝나고 전 감독은 “정말 힘들다. 선수들에게 즐기라고 했지만, 나는 즐기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시리즈를 앞두고 많은 변화를 주지 않았다. 세부적인 부분에만 조금 신경 썼다. 렌즈 아반도에 대한 더블팁 등 수비 연습에 치중했다”라면서 “공격은 김선형과 자밀 워니에게 몰아 주는 이른바 ‘몰빵 농구’를 준비했다. 선수들이 90% 이상 역할을 수행해줬다”고 덧붙였다.

이날 45점을 합작한 김선형과 워니는 플로터(공을 한 손으로 높게 띄워 득점하는 기술)를 적극 활용해 상대의 골망을 흔들었다. KGC 선수들은 이를 알고도 속수무책이었다.

전 감독은 이에 대해 “김선형의 플로터는 항상 패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 동작을 준비하다가 상대나 나오는 움직임을 보고 슛을 쏘거나 패스하는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며 “워니의 플로터도 백발백중이다. 이것이 상대의 맥을 빠지게 하고, 우리 사기는 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흡족해했다.

전 감독은 경기 전 ‘KGC에게 80점 이상 실점하면 진다’고 내다봤다. 이날 SK는 골밑 수비보다 가드진 봉쇄에 무게를 뒀다. SK는 최성원과 오재현이 변준형을 11점으로 틀어막으면서 SK는 가드진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전 감독은 “두 선수가 공격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그 부분에 탓하지 않는다. 2명 모두 역할이 사실상 70~80%가 변준형 제어다. 공격 흐름 차단, 압박 수비 등 임무에 충실히 너무 잘해줬다”고 만족했다.

끝으로 전 감독은 “2차전에서는 이제 상대가 우리의 전술에 대비하고 나올텐데 다시 잘 준비해보겠다"며 "원정에서 1승 1패만 해도 성공이라 생각했는데 1승을 하게 돼 기쁘다”고 강조했다.

안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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