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결제, 택배 미수령 확인 요청 등을 통한 전화금융사기 범죄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3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화금융사기 범죄는 총 1751건이다. 이 중 ‘기관 사칭형’은 1108건(63%)으로 조사됐다. 과거 전화금융사기의 70~80% 가량은 ‘대출 사기형’이었나 최근 들어 기관 사칭형이 이를 앞서고 있다.
경찰은 사칭형 전화금융사기는 불특정 다수에게 미끼 문자를 뿌리고 회신을 유도하는 식으로 지능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결제 승인’, ‘국외카드 사용 시도 발생’, ‘모바일 청첩장’ 등 다양한 미끼 문자를 보고 클릭하거나 안내된 고객센터로 전화를 결 경우, 금융기관 고객센터를 사칭해 ‘본인이 직접 취소해야 한다’며 인터넷주소(URL)를 알려준다. 이 링크를 누르는 순간 어디에 전화를 하더라도 범인이 당겨 받는 악성 어플리케이션(앱)이 설치된다.
이후 범인들은 다시 금융감독원이나 검찰 등 기관을 사칭, ‘자금세탁 등 범죄에 연루됐다’며 계좌 확인을 위해 돈을 보내라는 식으로 협박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악성 앱이 설치돼 이들이 거는 전화는 모두 검찰 등 수사기관 공식 번호로 표시된다. 특히 교묘하게 조작한 구속영장 청구서 등 공문서까지 활용하면서 다수 사람들이 형사절차 경험이 없어 깜빡 속아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다.
원격조종앱을 설치해 피해자들의 가상자산을 뜯어내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에는 아파트 재개발 조합 분담금을 이용한 사기 사례도 발생했다. 사무실에 통신사 직원을 사칭해 ‘대형화재로 통신상태가 불량하니 불러주는 인터넷 전화번호로 착신 전환해서 사용하라’고 요구한 뒤, 범인들이 조합원들 전화를 받아 아파트 옵션비를 챙긴 것이다.
경찰은 모르는 문자나 카카오톡 URL은 절대 누르면 안 되며, 악성 앱이 감염된 전화는 사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회사에서도 자신을 누구라고 소개하든지 모르는 전화·문자·사회관계망서비스는 일단 의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