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방 된 빨래방”…밀키트·주유·세차까지, 세탁업계 급성장

“멀티방 된 빨래방”…밀키트·주유·세차까지, 세탁업계 급성장

MZ세대 1인가구 증가·명품 리셀 인기…세탁업계 급성장
크린토피아 등 관련 서비스 론칭

기사승인 2023-05-10 06:00:14
사진=안세진 기자

“자취방은 건조기도 없고 빨래를 널기에도 좁고 잘 마르지 않기 때문에 일주에 한 번 정도씩은 빨래방을 이용해요. 기계가 오작동을 할까봐 되도록 세탁이 다 될 때까지 대기하는데 이렇게 커피나 아이스크림 등이 있으니까 덜 지루한 것 같아요.”

세탁업계가 MZ세대에 관심이 많다. 자취를 하는 젊은 1인가구가 늘면서 주된 고객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이들은 명품 리셀 등에도 관심이 많은 만큼 이 같은 수요를 맞추는 빨래방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을 살펴보면 2020년 기준 세탁업 관련 브랜드만 31개에 달하고 이들 매장은 가맹점과 직영점을 합해 전국에 4896개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 당시 20개 브랜드, 3584개에서 5년 사이 브랜드 개수는 55%, 매장은 37% 늘었다. 코인워시, 워시앤조이, 크린업24, 워시프렌즈, 화이트365, 워시큐, 더런드리 등이 대표적인 셀프빨래방 브랜드다. 

업계는 코로나를 겪으며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관련 사업은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셀프 빨래방은 빨래할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협소한 주거 공간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 1인 가구에게 필요하다”며 “365일 24시간 무인운영으로 원하는 시간에 편하게 빨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매년 상승세다. 세탁업계 1위 크린토피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852억원으로 전년(795억원) 대비 7.2%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13억7200만원으로 전년(41억5300만원) 대비 173.8% 증가했다.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 중인 의식주컴퍼니는 지난 3월 매출이 처음으로 월 매출 50억원을 돌파하면서 첫 흑자 전환을 이뤘다.


무엇보다 최근 빨래방은 멀티방으로써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 단순 세탁 기능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문화생활이 가능해지고 있는 셈이다. 크린토피아는 '크린토피아 멀티숍'은 코인빨래방과 세탁 편의점이 접목된 형식의 매장이다. 

코리아런드리의 무인세탁소 브랜드 '워시엔조이'는 주유소나 셀프 세차장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공간 혁신에 나섰다. 현재 매장 900개 가운데 57개를 세차장이나 주유소 등 이종 매장과 결합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부 워시엔조이 매장은 '커피에반하다' 무인 24시 셀프 무인 카페와 함께 운영 중이다.

신촌에 한 무인 멀티 빨래방에서 우연히 만난 점주는 “근처에 대학생들이 많이 자취하니까 빨래방과 편의점을 접목시켰다. 실제 매출도 어느 정도 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빨래방에선 커피부터 시작해서 아이스크림, 과자, 밀키트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소비자 최모씨(22)는 “빨래와 건조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간 애매하다. 어딜 다녀오기엔 짧고 기다리기엔 긴 시간”이라며 “그래도 기계가 오작동하거나 멈추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기다리는 편인데 이렇게 다양한 오락거리 등이 있어서 덜 지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명품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여럿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명품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중고 의류 및 세탁 등과 연관된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크린토피아는 최근 명품 케어 서비스 ‘블랙라벨’을 론칭했다. 명품 전문 케어 센터 블랙에서  제품 특성과 고객 요청을 파악하고, 세탁부터 염색·수선·포장까지 맞춤형 케어를 진행한다. 또 코리아런드리가 운영하는 고급형 무인 세탁 매장 ‘어반럿드렛’은 일반적인 드라이클리닝에 비해 친환경적이고 옷감 손상이 적은 ‘웻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계는 이같은 세탁 문화의 변화가 MZ세대를 중심으로 1인가구 증가, 중고 및 리셀 거래 활발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크린토피아 관계자는 “세탁업계에서도 MZ세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1인가구가 늘고 명품 중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셀프 빨래방은 빨래할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협소한 주거 공간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 1인 가구에게 필요하다”며 “또 예전보다 명품 수요가 늘어난 만큼 이에 맞는 세탁 서비스 또한 필요해 관련 사업이 성장 중이다”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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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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