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항공사(LCC)들이 2분기 비수기에 파격적인 항공권 할인 상품을 선보이면서 출혈 마케팅이라는 평가와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는 마케팅이라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
특히 ‘에어서울’은 지난달부터 오는 7월 20일까지 도쿄와 오사카, 다낭 등으로 갈 수 있는 '0원 항공권'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11일 에어서울 관계자는 해당 프로모션을 선보인 이유에 대해 “비수기 시즌에 통상적으로 프로모션을 많이 진행하는데, 이번엔 기존에 선보였던 상품보다 더 확실한 이벤트를 선보이자는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0원 항공권이 오히려 출혈을 유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매출이 실제로 많이 올랐다”며 선을 그었다.
에어 서울 관계자는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을 때 평균 매출보다 2배 늘었고, 홈페이지 방문객 수와 신규 가입자도 10배 이상 늘었다”고 답했다. 0원 항공권을 예매하지 못한 고객 중 대다수가 또 다른 특가 항공권 상품을 알게 되면서 예매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인천~마카오 노선 재운항을 기념해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진에어’는 “이번 프로모션은 복항 기념으로 선보이는 상품”이라며 비수기 프로모션과 비교하면 “코로나 이전에 선보였던 특가 경쟁이 더 치열했다”고 설명했다.
하늘길이 열리면서 LCC별로 신규노선이 생긴 데다, 3분기에 앞서 ‘얼리버드 티켓’을 판매해 특가 경쟁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현재는 ‘정상화 단계에 진입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지난 12월 국제항공 여객 수요가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2024년에나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 LCC 항공사 신규 노선으로 ‘인도네시아’ 지목
국제항공 여객 수요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프로모션을 통한 고객 확보만큼 ‘신규 노선’ 개설 또한 중요한 과제다.
LCC 중에서 제주항공이 처음으로 오는 18일부터 인도네시아 대표 관광지인 마나도와 바탐에 왕복 1회 일정으로 전세기 운항을 앞두고 있다. 이들 지역에 전세기가 투입되기는 제주항공이 2005년 1월 설립 후 처음이다.
인도네시아에는 30여개의 국제공항이 있는데, 인천~자카르타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발리 노선은 대한항공만 취항해 왔다.
특히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가 다음 달 항공회담을 열고, 국가 간 항공기 운항 권리인 ‘운수권 확대’ 논의를 앞두고 있다. 이번 전세기 운항 이후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오가는 항공편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대형항공사뿐만 아니라 LCC까지 진출이 확정되면 항공권 특가 경쟁에 대한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항공권 특가 경쟁해도 "과거보다 비싸요"
파격적인 해외 항공권 특가 상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장거리 노선에 대해서는 코로나 이전보다 항공권이 비싸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인천~뉴욕으로 여행을 다녀온 오(32)씨는 “코로나 이전에 구매한 항공권보다 1.5배 차이 난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다녀온 손(34)씨는 “지금이 국내선 성수기라지만, 왕복 25만원이 넘어 깜짝 놀랐다”고 답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와 100퍼센트 회복하지 못한 항공사의 좌석 공급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3월 국내 항공사의 국제선 좌석 공급은 199만4477석으로, 2019년 3월(318만6162석)의 62.6% 수준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선 운임의 경우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요금표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유류할증료가 올라 심리적으로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 당시 항공업계가 출혈을 감당하며 선보인 1만원대 초특가 제주도 티켓 이후 심리적으로 더욱 가격이 올랐다고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하기 위해 LCC들은 ‘얼리버드’, ‘임박 특가’ 등 다양한 상품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