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중소기업 중 절반가량은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특수 소멸에 경기둔화, 원가부담 지속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올해 거시경제 환경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1일 '22년 4분기 상장 중소규모 기업 실적 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런 분석 결과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 1000억원 미만인 비금융 상장 중소규모 기업 700개사의 지난해 4분기 합산 매출액은 12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그러나 영업손익은 1567억원 적자로, 영업이익률은 -1.3%였다. 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174억원, 영업손익은 2억2000만원 적자였다.
상장 중기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29.2%로 역사적 고점을 찍은 뒤 2분기 17.7%, 3분기 15.6%, 4분기 12.2%로 둔화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7.1%에서 2분기 3.2%로 낮아진 뒤 3분기(-0.1%)와 4분기( -1.3%)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총 700개 기업 중 56%인 391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특히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2021년 4분기 290개에서 지난해 4분기 346개로 19% 급증했다.
연구소는 코로나 특수로 고성장세를 보였던 진단키트(헬스케어), 게임(커뮤니케이션서비스), 음식료(필수소비재) 등의 수요 둔화가 크다고 분석했다. '위드 코로나'에 일시적으로 급반등했던 화장품, 섬유·의료(경기소비재) 등도 매출액 증가세가 축소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수요 둔화로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고,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 등으로 인한 원가율 상승분을 제품가격이 충분히 전가하지 못하면서 대부분 업종의 수익성이 악화했다.
보고서는 이런 성장성 약화와 수익성 악화 추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 기간 수혜를 입었던 업종들(바이오, 컴퓨터와주변기기 등)이 부진한 가운데 투자 축소로 중소 제조업체들이 타격을 받아 올해 매출액 증가율은 3년 만에 10% 아래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지난 1∼2월 중소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0%로, 전년 동기 평균(71.8%)이나 2015∼2022년 장기 평균(72.1%)을 모두 하회했다. 이에 따라 고정비 부담 급증으로 현재 전체의 절반 수준인 적자기업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전반적 부진 흐름 속에서도 통신장비, 디스플레이장비·부품, 화장품, 게임은 회복세를 보이고, 조선기자재는 확장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