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에게 깐깐한 저축은행…대출문턱·중도해지수수료↑

서민들에게 깐깐한 저축은행…대출문턱·중도해지수수료↑

기사승인 2023-05-11 10:10:26
사진=김동운 기자

저축은행업권이 올해 들어 저신용차주들에게 냉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금리대출을 줄이면서 중·저신용자들의 대출문턱을 올리는가 하면 신용대출의 금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무거운 금리가 부담돼 저금리로 갈아타기 위해 부담하는 수수료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민간중금리·사잇돌 등 중금리 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79개사 중 31개사로, 대출 규모가 1조867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2조8836억원) 1분기와 비교하면 약 35%(1조166억원) 가량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중금리대출 건수도 16만건에서 13만건으로 약 16.7%(3만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중금리대출은 신용점수 601~800점의 중·저신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50%에게 제공되면서 금리가 17.5%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금융사가 해당 실적을 달성할 경우 금융당국은 규제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대출규모는 줄어든 반면 대출금리는 높아졌다. 신용점수 601~700점 대출자가 올해 1분기 민간중금리·사잇돌 등 중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적용받은 평균 금리는 15.32%로, 지난해 1분기 14.06%보다 1.26%p 올랐다. 701점에서 800점 대출자의 평균 금리는 13.35%에서 15.14%로 약 1.79%p 상승했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 업권에서 다른 곳으로 대출을 갈아탄 차주들이 크게 늘어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79개 저축은행들이 벌어들인 중도해지수수료는 1043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420억원) 대비 67% 증가했다. 저축은행 업권의 중도 해지 수수료는 코로나19 전인 2018년 620억원에서 2021년 990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다 2021년 1330억원을 기록하며 2014년 이후 7년 만에 1000억원을 넘어선 뒤 2년 연속 1000억원대를 유지하는 중이다.

저축은행의 중도해지수수료가 급증한 배경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던 코로나19 당시 저축은행들이 비교적 금리가 낮은 중금리 대출을 팔아도 마진 부담이 적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당시 저축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중금리대출 판매 장려에 따라 상품을 연이어 출시했고, 지난해 다시 기준금리가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존 고금리 대출고객들이 대출을 해지하는 경향이 커진 것이다.

저축은행 업권에서는 지난해 말 예금대란으로 인해 올라간 조달금리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조달금리가 많이 올라서 중금리대출 뿐 아니라 신용대출 등 전반적인 대출들이 보수적으로 취급되고 있다”며 “하반기로 가면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안정세로 접어든다는 예측이 많지만 저축은행 업권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 강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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