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일부 증권사의 신용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CFD 관련 고객채권 미회수 리스크가 크고, 주가폭락 전 대량 주식 매각으로 평판이 하락한 키움증권의 신용도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1일 ‘CFD 사태가 증권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장기적으로 고객이탈 및 실적저하로 이어질 경우 부정적 영향을 낳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신평은 먼저 CFD 관련 고객채권 미회수로 인한 실적저하 여부를 우려했다. CFD 사업구조 상 투자자가 손실정산을 회피하면 미수채권 회수리스크는 일반적으로 국내 증권사가 부담하게 된다. 정확한 손실금액은 고객 회수율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회수가 어려운 채권은 증권사의 대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평판(Reputation) 하락에 따른 영업기반 훼손 가능성도 거론했다. 나신평은 이번 사태가 관련 증권사 신뢰도에 영향을 미쳐 고객기반 훼손으로 이어지면 중장기적 실적 저하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봤다. 특히 CFD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리테일 고객기반에 바탕을 둔 위탁매매·자산관리 등이 수익구조의 큰 부분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교보증권과 키움증권의 CFD 관련 고객채권 미회수 리스크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13개 증권사의 CFD 거래 잔액은 2조 7697억원이다. 이 가운데 교보증권(6131억원)과 키움증권(5576억원)의 잔액이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비중을 차지했다.
신한투자증권 전날 키움증권에 대해 CFD 사태와 최근의 거래대금 감소를 근거로 업종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3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임희연 신하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업종 전반적으로 CFD발 손실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면서 “미수채권 증가 시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고, CFD 신규 가입 중단 및 향후 금융위의 CFD 제도 개선 등으로 향후 CFD 관련 손익이 위축될 공산도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SG증권 발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해 사퇴에 나섰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불매운동은 지속되고 있다. 김익래 전 회장은 주가폭락 직전 시간외매매(블록딜)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해 605억원을 확보했다. 이를 두고 주가조작 의심 세력은 김 전 회장을 배후로 지목하기도 했다.
나신평은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CFD 고객채권 미회수에 따른 손실규모가 증권사의 재무안정성을심각하게 저해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번 사태의 파급효과가 향후 고객이탈 등 영업기반 훼손으로 이어져 중장기적 채무상환능력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증권사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