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먹을까 정수기 쓸까’…1인가구 늘고 물 경계 허물어진다

‘사먹을까 정수기 쓸까’…1인가구 늘고 물 경계 허물어진다

통계청 조사…1인가구 생수, 다인가구 정수기 선호
코웨이 등 정수기업계, 1인가구 대상 제품 출시 및 사업 다각화

기사승인 2023-05-13 06:00:07
사진=안세진 기자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물 판매’ 사업자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과거엔 정수기업계와 생수업계가 나뉘어져 있었다면 최근엔 1인가구를 대상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 표번 집계 결과’에 따르면 가구주의 혼인상태, 세대구성별 등에 따라 마시는 물의 종류 및 형태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구성별로 마시는 물을 보면 2인 이상의 가구의 경우 수돗물을 정수해서 마시는 비중이, 1인가구의 경우 생수를 음용하는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1인가구 비율이 전체의 40%를 넘어서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27.9%(539만8000가구)에 불과했던 1인가구는 2020년 31.7%(664만 3000가구)를 거쳐 꾸준히 늘고 있다. 물 사업을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1인가구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확보할 경우 더 큰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는 셈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정수기업계와 생수업계는 고객층이 다르다는 평가가 우세했지만 현재로썬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정수기업계와 생수업계는 엄연히 달랐다. 정수기는 다인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렌탈 서비스 영역에 해당했다면 생수는 주로 1인가구를 대상으로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소비재에 가까웠다”면서도 “다만 최근 인구구조를 보면 전체적으로 가구 수는 많아졌지만 가구구성원은 줄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결국 가구 수를 대상으로 사업을 해나갈 필요가 있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코웨이

현재 정수기업계 1위는 코웨이고, 생수업계 1위는 제주 삼다수다. 현재 정수기업계는 코웨이가 약 4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이어 SK매직·LG전자(15%), 쿠쿠(13%), 청호나이스(10%) 순이다. 

코웨이는 종합 가전제품 렌탈 기업으로써 발 돋음 하고 있다. 현재 정수기뿐만 아니라 공기청정기, 비데 등의 제품에까지 렌탈 서비스 품목을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매트리스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강조하는 건 ‘위생’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코웨이는 정수기 외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 고객의 삶을 건강하고, 편리하게 케어해주는 다양한 제품을 렌탈 중”이라며 “정수기, 비데처럼 위생에 민감한 제품군은 지속적인 관리를 함께 제공하는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면 위생적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정수기업계 관계자는 “생수의 경우 간편하긴 하지만 배출되는 쓰레기량과 위생 측면에서 확연한 단점이 존재한다”며 “뚜껑을 한 번 오픈하면 세균이 번식할 가능성이 높고 입을 데고 마셨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생수업계는 간편함과 친환경을 어필하고 있다. 이들은 제품 겉면에 비닐 라벨을 없애는 등의 행보를 통해 친환경적인 시도를 함으로 고객 편의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생수 브랜드별 시장 점유율은 제주삼다수가 43.1%로 가장 많았고 아이시스(12.5%), 백산수(7.4%), 강원 평창수(3.8%) 등이 뒤를 잇는다.

제주삼다수를 판매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최근 무라벨 제품 ‘제주삼다수 그린’ 생산량을 늘리고 제품 경량화를 추진해 생산 단계에서 플라스틱 감축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투명 페트병 회수 등의 다양한 자원순환 노력으로 지난 3년간 플라스틱 사용량 약 2,570톤을 감축했으며, 이를 통해 2020년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9% 절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물을 돈 주고 사 먹는다는 얘기는 유럽 등지에서만 나오는 얘기였다면 몇 년 전부터는 국내에서도 좋은 물에 대한 갈증이 계속되면서 이에 대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1인가구의 경우 소비재 사용 측면에서 쉽고 간편함이 중요한 만큼 많이들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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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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