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채한도 두 번째 협상도 실패… 급해진 바이든, G7 일정 단축

美 부채한도 두 번째 협상도 실패… 급해진 바이든, G7 일정 단축

공화당 매카시 “이번 주말까지 협상 타결 가능”

기사승인 2023-05-17 06:49:43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가운데·공화)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부채한도 문제 논의를 위한 백악관과 협상 관련해 인터뷰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 의회 지도부가 부채한도 협상을 위해 다시 만났지만 합의 없이 끝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한도 협상이 더욱 시급해짐에 따라 아시아 순방 일정 조정을 고려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CNN·NBC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공화당) 등 의회 지도부는 이날 백악관에서 다시 만나 부채한도 협상을 벌였다. 지난 9일에 이은 두 번째 부채한도 협상에서도 성과가 없었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회동 후 “부채한도 협상에서 백악관 입장과 여전히 거리가 멀다”면서도 “이번 주말까지 협상을 타결하는 게 가능하다. 짧은 시간에 할 일이 많다”고 했다.

부채한도는 미국 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의 규모를 의회가 설정한 것이다. 이를 초과해 발행하려면 의회가 한도를 상향해야 한다. 정부 부채는 올해 1월 법정한도(31조4000억달러)에 도달했고, 재무부는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막기 위해 특별 조치로 협상 시간을 벌었지만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은 조건 없는 부채 한도 상향을 요구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재정 지출 삭감을 연계한 협상으로 맞서고 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전날 “백악관과 의회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위 ‘X-데이’인 6월1일에 미국이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에 직면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도 “디폴트는 우리 금융시스템 기반을 깨뜨릴 수 있다”며 “전세계에 공황을 일으켜 마진콜(추가증거금 요구), 자산시장 탈출, 헐값 매각 등을 촉발하는 국제금융시장이 붕괴를 생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 측은 이날 회동에서 여야가 “디폴트를 피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민주당)는 “디폴트가 최악의 결과가 될 것이며, 미국 시민들에 끔찍한 상황이 될 것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했다”며 “매카시 의장이 설명한 방식으로 논의를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부채한도 협상이 진전될 수 있는 방법은 양측이 공통점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한도 협상의 시급성에 무게를 두고 아시아 순방 일정 단축을 고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일본으로 출국해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파푸아뉴기니와 호주를 방문하고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두 국가는 방문하지 않고 오는 21일 돌아오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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