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복지부냐” 뿔난 10만 간호사, 연차 내고 거리로

“의사복지부냐” 뿔난 10만 간호사, 연차 내고 거리로

간호협회, 간호법 거부권 대규모 규탄대회 개최

기사승인 2023-05-19 17:55:57
대한간호협회가 19일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간호법 거부권 규탄 및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 규탄대회’를 열었다.   사진=임형택 기자

광화문에 ‘민트색’ 물결이 일렁였다. 전국 10만여명의 간호사들이 연차를 내고 간호법 찬성을 상징하는 민트색 손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국민의힘을 향해 총선에서 심판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결의를 다졌다.

대한간호협회는 19일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간호법 거부권 규탄 및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 규탄대회’를 열었다. 전국의 간호사와 간호대 학생 10만여명(간협 추산)이 참여했다. 

김영경 간협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국민의힘은 간호법 제정 약속을 어겼다. 복지부는 간호법 가짜뉴스 확산에 앞장섰다”며 “간호법 반대단체들의 일방적 주장만을 수용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의료계 갈등을 부추기고, 국민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질타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김 회장은 “윤 대통령에게 공정과 상식에 근거한 정의로운 결정을 기대했다”면서 “우리는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해서 저항할 것을 선언한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보다 나은 간호 돌봄을 누릴 권리를 박탈당한 5000만 국민들께서도 무엇이 진실인지 분명히 알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간호협회가 19일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간호법 거부권 규탄 및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 규탄대회’를 열었다. 전국의 간호사와 간호대 학생 10만여명(간협 추산)이 참여했다.   사진=임형택 기자

수위 높은 비판도 나왔다. 김영희 예비역 간호장교는 연대사를 통해 “정부는 누구의 편에 서있는 건가. 수혜자인 국민의 입장인가, 아니면 의료계 기득권 집단인가”라며 “복지부 장관은 의사면허취소법이 과도하다는 여론이 있다며 개정 방향에 관해 협의하겠다고 했는데, 보건복지부인가 의사복지부인가”라고 꼬집었다.

의료현장 일선에 있는 간호사들은 업무범위를 명확히 해야 제대로 된 간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류교 보건교사회 회장은 “윤 대통령이 서울대어린이병원을 방문했을 때 건강장애학생을 보며 학교에 간호사 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이는 간호법 없이는 지키지 못할 공허한 약속”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현재 간호사 자격으로 보건교사가 중증장애학생에게 하는 의료행위는 위법이라, 적절한 진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장애아동 학부모의 고통이 큰 상황이라, 간호법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지역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서동현 간호사는 “청년 간호사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나왔다”면서 “간호사들은 밥도 못 먹고 쉬지도 못하면서 환자 곁을 지키고 있었는데, 간호법이 거부되면서 회의감이 들었다. 언제까지 간호사들은 헌신이란 미명 아래서 희생돼야만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22대 총선에서 심판하겠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62만 간호인은 1인 1정당 가입 운동과 함께 올바른 간호정책을 추진하는 정치인을 지지하고 정치후원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간협은 “총선기획단을 출범해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았던 후안무치한 탐관오리들이 다시는 국민의 대표가 될 수 없도록 심판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대한간호협회가 19일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간호법 거부권 규탄 및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 규탄대회’를 열었다.   사진=임형택 기자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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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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