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유럽에서 다시 K라면 수출이 자유로워진다. 앞서 수출 규제가 이뤄진지 18개월만이다. 업계는 수출장벽이 낮아진 것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산 라면 등 즉석면류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에틸렌옥사이드(EO) 관리강화 조치가 올해 7월부터 해제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즉석면류 수출도 재가동 된다.

앞서 유럽연합의 EO 관리강화 조치는 지난 2022년 2월부터 규제가 전면 시행됐다. 2021년 8월 독일에 수출한 한국산 라면에서 EO의 반응산물로 생성될 수 있는 2-클로로에탄올(2-CE)이 처음 검출되면서다. 

당시 논란이 됐던 제품에는 국내 대표 라면기업인 농심, 오뚜기, 삼양, 팔도 등 4개사 제품이 모두 한 차례 이상 해당됐다. 이들 기업 모두 유해물질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식약처는 지난 1월31일 해외 진출 관련 식품업계의 애로 사항을 듣고 수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식약처는 식품업계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규제정보를 담은 안내서 제공 △수출국별·식품별 맞춤형 규제 상담 △안전성 검사 지원 등을 통해 수출을 적극 지원할 것임을 밝혔다.

이후 식약처는 유럽연합의 EO 잔류 여부에 대한 시험기관과 정부의 증명서 제출 요구를 수용하고 국산 라면의 안전성을 알려왔다. 그 결과 유럽연합에서 올해 7월부터 수입되는 한국산 라면에 대한 EO 관리강화 조치를 해제한다고 회신해왔다.

이번 규제 완화 조치에 따라 EO 검사와 제품보관 등에 사용되는 비용절감으로 국내 수출업체의 경제적 부담은 완화되고 추가적인 시험·검사성적서 제출 없이 신속한 통관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약 1800만 달러 이상의 수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K라면의 유럽연합 수출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39.5%로 성장했다. 그러나 수출 제한 이후 성장률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한국산 라면처럼 유럽연합의 관리강화 품목으로 지정된 후 18개월 만에 해제를 통보받는 품목은 전체 사례의 약 5.5%에 불과하다”며 “이번 조치 결과는 국내 식품업계의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 단기간에 이뤄낸 성과”라고 자신했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대만과 태국에서도 수출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만과 태국에서도 유럽연합과 같은 EO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대만과 태국에서도 한국산 라면 수출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농심의 경우 지난 1월 태국으로부터 일부 제품이 유통 중단됐다. 마찬가지로 EO 성분이 검출됐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농심 측은 유해물질이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태국 측은 해당 제품에 대해 검사를 진행했다. 다만 며칠 내로 나올 거라던 검사 분석 결과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고 현지에서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정상 유통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태국에서는 분석 결과를 수일 내로 발표한다고 했는데 그 이후 발표가 없었다. 속사정은 알 수 없지만 문제없이 분석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며 “식약처의 노력으로 이번 유럽연합에서 규제 문턱이 낮아진 것을 계기로 수출 장벽이 해소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