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이 0.3%로 집계됐다. 역성정이나 0%대 저성장 국면이 1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무역수지 적자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올해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질 GDP는 지난해 4분기보다 0.3% 성장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0.6%)부터 2분기(0.7%), 3분기(0.3%)까지 연속 0%대를 기록하다 4분기(-0.4%) 역성장을 보였다. 이후 올해 1분기 다시 0%대로 돌아섰다.
1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6%, 정부 소비는 사회보장 현물수혜 위주로 0.2% 성장했다. 건설투자도 건물 건설 확대에 1.3% 늘었다. 반면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장비 등 기계류 중심으로 5.0% 감소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의 감소에도 운송장비 등의 호조로 4.5%, 수입은 4.2% 증가했다.
1분기 성장률에 대한 내수의 기여도는 0.4%p(포인트)로 분석됐다. 민간소비는 0.3%p, 정부소비가 0.1%p 기여했다. 내수 기여도가 GDP 성장률 0.3%보다 높은 것은 내수가 성장을 견인했다는 의미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2%p,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등을 합친 총고정자본형성에 따른 기여도는 -0.2%p를 기록했고, 재고증가에 따른 기여도는 0.2%p다.
전문가들은 올해 남은 기간 역시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전망한다. 수출 상황이 쉽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의 5월 수출액은 전년보다 15.2% 줄어든 522억4000만달러(약 69조원, 통관기준 잠정치)를 기록했다. 수입액은 543억달러로 전년대비 14.0% 줄어,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1억달러 적자였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일 ‘당분간 이어질 수출 부진’ 리포트에서 “엇갈린 주요국 수요 속에 수출은 지지부진할 것”이라며 “3분기까지 유의미한 수출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그는 무역수지가 개선되더라도 ‘불황형 흑자’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무역수지 개선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우세하다”며 “수출 부진이 이어지더라도 에너지 가격과 연동된 수입단가 하락과 통화 긴축 여파 등으로 인한 내수 위축이 맞물려 수입 감소 폭이 더 크다”고 내다봤다.
산업연구원(KIET)은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지난달 30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새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치보다 0.5%p 낮춘 전망치다. 연구원은 13대 주력 산업 대부분의 하반기 수출이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