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IB 사업’ 호실적에 웃는데…‘한국투자·KB증권’은 부진

SK증권, ‘IB 사업’ 호실적에 웃는데…‘한국투자·KB증권’은 부진

증권사, 업계 전체적으로 ‘IB부문 수수료’ 급감
SK증권, ‘IB부문’ 성장세…‘30% 증가’
한국투자·KB증권은 ‘감소’
한국투자증권 “조달금리 상승 여파”…KB증권 “LG에너지솔루션 기저효과 원인”

기사승인 2023-06-15 06:00:19
사진=SK증권 제공.

올해 1분기 증권사의 투자은행(IB) 관련 수익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공개(IPO) 시장 부진과 더불어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딜 감소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SK증권의 경우 IB 부문에서 성장세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부채자본시장(DCM)에서 회사채 인수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은 높은 낙폭세를 보여 우려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회사 60개사의 IB부문 수수료는 756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에 집계된 1조5696억원 대비 51.7%(8110억원) 감소한 수치다. 

IB부문 수수료는 인수 및 주선 수수료와 매수 및 합병 수수료,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의 합산으로 구성된다. 인수 및 주선 수수료는 주식과 채권 발행, 상장 주관 등에서 발생한다. 매수 및 합병 수수료의 경우 M&A(인수합병)에서 나오는 자문 수수료 등이 주를 이룬다.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는 통상 PF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IB부문은 전략적 투자활동을 통해 창출된 성과를 보고하는 단위인 셈이다.

증권사들의 1분기 IB부문 수수료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로는 부동산 관련 투자와 M&A 시장 위축 등으로 해석된다. 특히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대어’ 기업들의 상장 부재로 IPO 시장이 메말랐던 점도 원인이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국내 증시는 부진을 겪었다. 이에 올해 초 마켓컬리와 케이뱅크가 상장을 미룬 데 이어 상반기 기대감을 모았던 오아시스도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증권사별 IB부문 실적을 살펴보면 SK증권이 유독 눈길을 끈다. 대다수 증권사의 IB부문 수수료가 감소한 데 비해 성장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SK증권의 1분기 IB부문 수수료 수익은 2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9% 증가했다. 

SK증권은 인수 및 주선수수료 수익 부문에서 105억35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98억8700만원) 대비 6.5% 증가한 실적이다. 같은 기준 매수 및 합병 수수료는 5배 성장한 3억원으로 집계됐다.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의 경우 102억6700만원에서 156억3100만원으로 52.2% 올랐다.

이같은 IB 부문의 성장 견인세는 부채자본시장(DCM)의 실적에 기인한다. SK증권은 1분기 DCM에서 회사채 67건의 인수업무를 맡아 4조원이 넘는 성과를 일궈냈다. 또한 SK지오센트릭, SK가스, SK하이닉스 등 SK 계열사 딜의 인수 업무를 맡았다. 자기매매부문도 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 증가했다. 또한 SK증권은 SK그룹과 분리 이후 처음으로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상장 주관을 맡기도 했다. SK증권은 신한투자증권과 함께 공동으로 AI 얼굴인식 전문기업 CUBOX(씨유박스) 상장 주관사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높은 IB부문 수수료 수익 감소율로 우려의 시선을 받는 증권사들도 존재한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868억원의 IB부문 수수료 수익을 냈다. 업계 1위 실적이다. 하지만 전년 동기에 기록한 1712억원에 비하면 49.3% 줄었다. 인수 및 주선수수료와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가 각각 11%, 25% 늘었으나, 매수 및 합병수수료 부문에서 65% 감소한 영향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저금리 상태 유지로 조달금리 자체가 높지 않아 IB부문에서 다양한 수익이 나왔다”며 “그러나 올해는 인수금융이나 회사채 발행 등에서 많이 상승한 조달금리로 전체적인 수익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B증권도 마찬가지다. KB증권은 1분기 IB부문 수수료 실적이 430억3200만원으로 드러났다. 전년 동기(1339억1500만원) 대비로는 67.8% 감소했다. KB증권은 인수 및 주선수수료 부문이 전년 동기 795억50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219억1900만원으로 72.4% 감소한 것이 컸다. 

이에 대해 KB증권 관계자는 “올해 1분기 IB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축소한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1분기에 완료한 LG에너지솔루션의 기저효과가 가장 크다”며 “또한 부동산 PF 침체에 따른 딜 감소로 실적이 소폭 축소됐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업계가 전반적으로 대다수 부진한 것을 고려할 시 경쟁 순위에서의 실적은 우수하다는 게 KB증권 측 설명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적시적인 시장 변동성 대응 및 우량 딜 주선 등으로 1분기 경영계획 대비 초과 달성했다”며 “타 증권사 대비 축소 규모가 적어 경쟁 순위에서도 탑 티어(Top tier) 수준의 우수한 실적”이라고 부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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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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