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보험료로 빚 갚고 ‘갈아타기’ 유도…설계사 무더기 적발

고객 보험료로 빚 갚고 ‘갈아타기’ 유도…설계사 무더기 적발

기사승인 2023-06-20 10:14:14
쿠키뉴스 자료사진
고객이 낸 보험료로 자신의 빚을 갚는 데 쓴 보험설계사가 적발되는 등 보험시장 불법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생명 소속이었던 보험설계사는 2020년 6월 변액연금 보험료 명목으로 7400만원을 개인 통장으로 송금받아 개인 채무를 갚는 방법으로 보험료를 유용했다가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적발됐다. 금감원은 이 보험설계사에 대해 등록을 취소해달라고 금융위원회에 조치를 건의했다.

보험설계사들이 수수료 수익을 올리기 위해 중요한 사항을 알리지 않거나 고객을 현혹해 보험 갈아타기 또는 승환 계약을 유도하면서 보험 모집 질서를 어지럽히는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환 계약은 보험모집인이 기존 보험 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고 새로운 보험 계약을 청약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리치앤코 보험설계사 28명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변액연금보험 등 85건의 생명 및 손해보험계약을 모집하면서 새로운 보험계약 모집 시점 이전 6개월 이내에 소멸한 87건의 기존 보험계약과 새 보험계약의 중요한 사항을 비교해서 고객에게 알리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런 사실을 적발해 리치앤코 보험대리점에 과태료 9769만원을 부과하고 리치앤코의 보험설계사 28명에게 과태료 20만~500만원씩을 통보했다.

아너스금융서비스 보험대리점 소속이었던 보험설계사는 2013년 1월부터 2015년 9월에 13건의 보험 계약을 모집하면서 보험 계약자들에게 중요한 사항을 알리지 않아 30일 업무 정지를 받았다.

아울러 보험설계사가 보험 판매 실적을 올리기 위해 특별 이익을 제공했다가 발각되는 경우도 잇따랐다. 드림재무라이프 보험대리점 소속이었던 보험설계사는 2014년 수수료 2290만원짜리 생명보험 계약과 관련해 보험 계약자를 대신해 아파트 승강기 공사비를 부담하는 방법으로 700만원을 제공했다가 금감원에 적발됐다.

지난 4월에는 고수익 상품이 있다고 속여 고객들에게서 7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보험설계사가 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기도 했다.

이 보험설계사는 2021년 3월부터 2022년 1월까지 피해자 9명에게 ‘원금의 10%에 해당하는 수익금을 지급하고 몇 달 뒤 원금까지 상환 가능한 보험 상품이 있다’고 속여 약 7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일부 피해자에게는 보험금을 대신 납입해주겠다고 속여 6000만원이 넘는 돈을 가로채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험설계사는 범행 당시 5억2000만원의 채무를 지고 있었고, 피해자들에게 가로챈 돈으로 빚을 갚으려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올해에도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 보험대리점에 대한 지속적인 검사와 감독을 통해 건전한 보험 모집 질서를 세우는 데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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