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려”… 과외 앱서 54명 접근

정유정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려”… 과외 앱서 54명 접근

檢, 살인·사체손괴로 구속 기소

기사승인 2023-06-22 06:51:53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 결과 정유정은 과외 앱에서 총 54명에 접근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지원 전담수사팀(팀장 송영인 형사3부장)은 정유정을 살인, 시체손괴, 시체유기 및 절도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씨가 범행한 데에는 불우한 성장 과정과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실패, 취업 실패 등으로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와 사이코패스적인 성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정씨는 한 살 때 엄마가 곁을 떠났고, 여섯 살 때 아버지에게도 버림받아 조부의 손에서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와 조부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으며 생활해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삶을 살았다. 여기에 대학 진학 실패, 공무원 시험 불합격, 구직 실패 등을 잇달아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의 범행을 철저히 준비된 계획범죄로 판단했다. 정씨는 과외 앱을 통해 모두 54명의 과외 강사에게 대화를 시도했다. 혼자 사는 여성이면서 자신의 집에서 과외가 가능한 대상을 골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실제 정씨는 범행 당시 긴 머리를 자르고 교복을 인터넷으로 구매한 뒤 중학생인 것처럼 꾸며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살해했다.

검찰은 또 주거지 압수수색 등을 통해 정씨가 쓴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는 살인 암시 메모를 확보했고, ‘살인방법’ ‘사체유기’ 등 범행과 관련된 인터넷 검색 내용도 확인했다.

경찰 단계에서 정씨의 사이코패스 지수는 연쇄살인범 강호순(27점)보다 높은 28점대였으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26.3점으로 나왔다. 환경적인 변화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범위험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는 한국폭력범죄 재범 위험성 평가척도(KORAS-G)에서도 14점을 받아 고위험군 기준(12점)을 넘겼다.

정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5시40분쯤 부산 금정구에 있는 20대 피해 여성 A씨의 집에 찾아가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택시를 타고 낙동강변 풀숲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정씨의 범행이 세상에 드러났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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