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빅4’ 수성 과제는...은행·증권 ‘건전성 관리’ 

농협금융 ‘빅4’ 수성 과제는...은행·증권 ‘건전성 관리’ 

농협금융 1분기 업계 4위 재진입, 우리금융과 경쟁
고금리·경기둔화, 농협·우리금융 건전성 관리 강화
농협은행부터 NH투자증권까지 건전성 개선 주목

기사승인 2023-06-28 06:00:31
농협금융지주 본사.   농협금융지주 제공

상반기 실적 마감을 앞둔 가운데 농협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경쟁이 치열하다. 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 우리금융을 제치고 4대 금융그룹에 들어섰다. 두 금융지주의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부진 속에 건전성 관리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따르면 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 94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KB금융지주(1조4976억원), 신한금융지주(1조3880억원), 하나금융지주(1조1022억원)에 이어 업계 4위 수준이다. 우리금융지주(9137억원)는 농협금융보다 334억원 적은 순익을 시현했다.
 
농협금융은 1분기말 자산규모가 522조원으로 업계 4위 수준이다. 우리금융과는 44조원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농협금융은 설립 목적상 농민 지원이라는 공공적 특성에 따라 비용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우리금융보다 많은 자산규모에도 순익 측면에서 뒤처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빅4’에 재진입한 농협금융의 원동력은 비은행 계열사에서 나왔다. NH투자증권과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의 1분기 순익이 전년동기 대비 80%, 166.5%, 130.0% 급증한 결과다. 반면 사업 포트폴리오에 증권사 등이 부재한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에서 취약점을 드러냈다. 

농협금융이 빅4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반기 기준으로 적어도 1조8000억원 수준의 순익을 달성해야 가능하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익 전망치는 1조7933억원, 2분기 8796억원의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금융이 2분기 기준으로 8500억원 이상의 실적을 달성해야 수성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은행 연체율 오르고, 부동산PF 리스크 커져

최근 건전성 문제가 금융지주 실적에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경기둔화 영향마저 겹치면서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을 포함해 5대 시중은행의 5월 신규 연체율(잠정)은 평균 0.09%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연체율(0.04%)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신규 연체율은 새로운 부실이 얼마나 발생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미분양 물량 증가와 함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PF대출을 집중적으로 취급하던 증권사와 저축은행의 실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협금융도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 농협금융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분기말 0.41%로 지난해말(0.30%) 보다 0.11%p 상승했다. 무수익여신비율도 0.22%에서 0.34%로 악화됐다. 농협금융은 이에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2조5695억원까지 충당금을 늘렸지만, 대손충당금 적리비율은 251.20%에서 196.44%로 떨어졌다. 

자회사별로 보면 NH투자증권과 NH저축은행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NH투자증권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말 0.80%에서 1분기말 2.13%까지 치솟았다.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168.76%에서 58.58%로 곤두박질 쳤다. NH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1.47→2.46%)과 대손충당금적립비율(222.37→155.80%)도 악화됐다. 주력 자회사인 NH농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0.26→0.30%)과 대손충당금적립비율(271.74→246.21%)도 하락하기는 마찬가지다. 

농협금융 측은 “비은행부문이 전체적인 자산건전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경기 침체 등의 발생으로 부실자산이 증가함에 따라 고정이하자산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농협·우리금융 리스크 관리에 집중


농협금융과 우리금융은 실적의 주요 변수로 건전성 문제가 부각되자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은 올초 “무리한 외형성장보다 견고한 리스크관리 강화 기조하에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통해 경영의 내실화를 기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농협금융은 이에 지난 2일 계열사의 CRO와 리스크관리 실무책임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리스크관리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 강신노 농협금융 리스크담당 부사장은 “수출부진 등 거시경제 환경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특히 고금리 지속에 따라 부동산 등 취약 부문의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각 계열사는 건전성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우리금융도 리스크관리에 무게를 싣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다양한 리스크를 조기 차단하고 미리 대비하도록 리스크 관리체계를 고도화할 것”이라며 “금리상승에 따라 2금융권을 중심으로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시장 상황 악화를 대비하기 위해 자본확충으로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도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5일 “금융회사 연체율이 과거 위기 상황에 비해 낮으며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나 당분간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상호금융에 대한 현장 점검을 통해 적극적으로 연체 채권 정리 및 연체율을 관리해달라”고 독려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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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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