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1년 가까이 재활에만 매진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복귀를 눈앞에 뒀다.
지난 2020년 토론토와 4년 8000만달러(약 1050억원)에 계약한 류현진은 첫 2년 동안 팀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다. 2020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에 올랐고, 이듬해에도 14승을 거두는 등 에이스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하지만 2022년 이상 신호가 발생했다. 지난해 5월부터 폼이 급격하게 떨어지더니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됐다. 이후 6월에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기로 결정했다. 2004년 동산고 시절 이후 2번째 토미존 서저리였다. 당시 수술을 두고 손상 인대 부분 재건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인대를 완전히 제거한 뒤 재건하는 방식을 택했다.
올해 7월을 복귀 시점으로 잡은 류현진은 수술 후 약 1년 동안 재활에만 매진했다. 몸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 그는 지난 2월부터 롱토스 프로그램을 소화했고, 이후 불펜피칭 단계에 돌입해 강도와 투구 수를 늘려가며 신중하게 공을 던졌다. 지난 5월에는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 불펜에서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 등 코칭스태프와 일부 선수들이 지켜보는 앞에 공을 던지기도 했다.
불펜피칭에서 문제가 없던 류현진은 6월 들어서는 타자를 타석에 세워놓고 던지는 라이브 피칭까지 두 번이나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이제 류현진의 복귀 과정은 마지막 단계로 접어들었다. 7월초에 마이너리그 경기에 한 두 경기를 등판할 예정이며, 문제가 없다면 7월 중순 중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이 끝난 직후다. 올해 올스타전은 다음달 12일에 열리며, 15일부터 하반기 일정이 재개된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지난 29일 TSN 등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재활훈련을 잘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복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통상적인 수순으로 훈련 중”이라고 전했다.
류현진의 복귀는 구멍이 난 토론토의 선발 로테이션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토론토는 호세 베리오스(8승 5패 ERA 3.60), 케빈 가우스먼(7승 4패 ERA 3.01), 크리스 배싯(8승 5패 ERA 4.06)을 이을 4선발 투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사이영상 3위까지 오르면서 팀의 에이스로 거듭난 알렉 마노아가 올 시즌 걷잡을 수 없는 부진에 빠져 있다. 올 시즌 13경기에서 1승 7패 ERA 6.36을 기록하자 결국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당장은 마노아의 빈자리를 ‘불펜 데이(불펜 투수들이 1~2이닝씩 막는 경기)’로 메우고 있지만 말 그대로 임시방편이다.
현지에서도 선발 보강 필요성을 꾸준히 언급하는 가운데 류현진이 돌아와 마노아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앳킨스 단장은 “선발 투수 영입을 트레이드 시장에서 우선순위로 삼고 있지만, 류현진 복귀가 먼저다”라고 답했다.
류현진 본인에게도 복귀 후 활약이 굉장히 중요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토론토와 맺은 자유계약(FA) 4년 계약이 종료된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지만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야 향후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어 보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