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고 핸드폰 보면 눈 나빠질까 [그랬구나]

불 끄고 핸드폰 보면 눈 나빠질까 [그랬구나]

기사승인 2023-07-03 06:00:02
쿠키뉴스 자료사진

어두운 곳에서 핸드폰 보면 안 된다, 흔들리는 차안에서 책 보지 마라. 어른들의 잔소리는 사실일까. 시력에 관한 궁금증을 △김유정 한양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백혜정 가천대학교 길병원 안과 교수에게 물어봤다.

Q. 어두운 곳에서 TV나 핸드폰을 보면 시력이 나빠지나요?
김유정 교수= 어두운 환경이 시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눈의 조리개 역할을 하는 동공이 커지기 때문에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들에 더 많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눈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Q. TV를 가까이서 보는 것도 시력에 영향이 있을까요?
김유정 교수= TV나 핸드폰을 가까이에서 보는 것도 시력을 직접적으로 나쁘게 하지 않습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볼 때는 수정체를 볼록하게 만드는 조절과 눈이 안쪽으로 모이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과도한 조절과 눈 모음은 눈의 피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조절이 과하면 근시가 진행한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습니다.

백혜정 교수= 가까운 거리에서 장시간 보면 눈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그로 인한 안통, 두통 등의 증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Q. 흔들리는 차 안에서 핸드폰을 보면 눈이 나빠진다는데, 사실인가요?
김유정 교수= 흔들리는 차 안에서 초점을 맞추려면 눈을 움직이는 근육들이 지나치게 수축할 수 있어 눈 피로가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직접적으로 시력을 나빠지게 하는 건 아닙니다.

Q. 어린 아이들의 경우, 안경은 늦게 쓸수록 좋은가요?
백혜정 교수= 소아에서 약시는 시력이 정상적으로 발육하지 못하는 것으로, 약시 치료를 위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성공률에 영향을 미칩니다. 약시 치료를 위한 안경 처방이 아닌 경우에는 그 나이에 맞게 시력이 발육돼 있는지를 판단하고 소아안과 전문의의 처방 하에 안경을 써야할지, 언제 써야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김유정 교수= 안경을 쓴다고 해서 시력 저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린 나이에는 보통 근시가 있는데 근시는 안구의 길이가 길어 망막 앞에 상이 맺히는 겁니다. 성장기에 눈도 같이 자라기 때문에 근시는 점점 진행하는 것이고 안경을 써서 가속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린 나이에 망막이 덜 발달된 약시가 있다면 치료 목적으로 안경이 꼭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Q.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이나 필터를 쓰면 시력 보호에 효과가 있나요?
김유정 교수= 블루라이트는 컴퓨터 모니터, 스마트폰 액정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데요. 눈 피로와 안구 건조, 습관성 두통, 숙면 방해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눈의 신경 조직인 망막에 영향을 주어 망막세포 손상 및 시력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을 사용하거나 화면 밝기를 낮추는 것은 눈 피로 뿐 아니라 눈 건강을 지키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백혜정 교수= 망막세포에 손상을 덜 주고 눈 피로도가 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효과가 인체를 대상으로 명확히 확인된 바는 없기 때문에 과도하게 믿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Q. 나빠진 시력은 다시 회복할 수 있나요?
김유정 교수= 통상적으로 얘기하는 굴절 이상에 의해 나빠진 시력을 회복시키는 것은 어렵습니다. 물론 질병으로 인해 나빠진 시력은 치료를 통해 회복할 수 있겠지만요. 나이가 들며 시력이 좋아졌다고 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백내장이 조금씩 진행하면서 굴절값이 줄어들어 시력이 좋아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백혜정 교수= 시력이 좋아진다기보다 악화되는 속도를 늦출 수는 있습니다. 근시의 진행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약물, 렌즈 등의 치료가 이뤄집니다.

Q.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전해주세요. 
백혜정 교수= 과다한 근거리 작업을 할 경우 30분 작업 후 10분 이상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휴식 시에는 두 눈을 감거나 멀리 바라보면서 근육을 이완시켜 안통을 유발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독서 등 작업을 하는 경우라면 주위와 자신과의 시야 대비(대비감도)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바른 자세로, 방안 전체의 적절한 조명과 책상 앞 조명(국소조명)을 조합해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랬구나. 어두운 곳에서 혹은 가까이서 핸드폰을 보는 것이 시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다만 눈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유의하자.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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