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맥도날드 세대”…35년 성과와 풀어야 할 숙제

“난 맥도날드 세대”…35년 성과와 풀어야 할 숙제

창립 35주년 맞은 한국맥도날드
2030년 매장 500개 목표…“고객 접점·ESG 투자 강화”
"햄버거 시장 치열해져도 기존 전략 유효할 것"
“매각·적자는 장기적 과제"

기사승인 2023-07-06 07:18:01
사진=안세진 기자

1988년 당시 최신 유행의 중심지였던 서울 압구정에 국내 첫 매장을 열었던 한국맥도날드가 올해로 35주년을 맞이했다. 35년 전 일평균 방문 고객 3000명, 연 매출 17억원이던 맥도날드는 이제 하루 약 40만명이 즐겨 찾는 매출 1조원 이상의 업계 1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방문객은 35년 만에 133배, 매출은 588배 늘어난 것이다.

다만 풀어야할 숙제도 여전하다. 2016년도부터 추진해오고 있지만 매번 불발되고 있는 매각 이슈부터 영업적자로 인한 수익성 개선에 대한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또 고물가 시대 속 가격 정책이나 과열된 햄버거 시장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필요한 상황이다. 맥도날드의 지난 역사와 현재 풀어야할 숙제에 대해 살펴봤다.

한국맥도날드

진출 성공했지만…90년대 매장 확대 부진

1988년 3월29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쇼핑센터(현 갤러리아백화점) 건너편에 맥도날도 1호점이 문을 열었다. 글로벌 맥도날드는 1986년 3월 한국에 합작회사 맥안산업을 출범하고 본격 진출을 시도했다. 당시 건물 옥상에는 ‘로날드 맥도날드’의 초대형 풍선 인형이 자리를 잡았다. 이후 압구정동에는 맥도날드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660㎡, 126석 규모의 매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당시 집계에 따르면 평일 8~9000명, 주말 1만5000여명의 고객이 방문했다,

압구정 1호점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초창기 점포 확대는 적극적이지 못했다. 진출 3년째인 1991년에도 맥도날드의 점포 수는 불과 7곳에 불과했다. 특히 정부의 규제가 사업을 확장하기에 반대요인으로 작용했다. 외국 기업의 경우 50% 이상의 지분 소유나 부동산 취득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했다. 투자 방법에도 제한이 있어서 기기나 설비만 우선적으로 허용됐다. 옥외광고도 제약이 심해 맥도날드 심볼인 ‘M’도 허용되지 않았다.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를 식사가 아닌 기호품으로 여겼던 당시 한국인들의 식문화도 영향을 미쳤다.

이 무렵 맥도날드 글로벌 본사도 지방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 맥안산업의 지지부진한 매장 확대 문제를 해결하고 지방을 공략하고자 했다. 선정된 지역은 부산이다. 본사는 멀티플 파트너십 전략을 택했다. 맥도날드 독점 운영권을 갖고 있던 ‘맥안산업’과는 별도의 합작기업인 서울 지역의 ‘신맥’과, 부산 지역의 ‘맥킴’' 등 두 개 합작회사가 추가로 설립됐다. 


2000년대 화두는…‘고객접점’ ‘친환경’ ‘지역상생’

이후 맥도날드는 국내 외식업계의 최초 시도를 이어가면서 성장가도를 달린다. 진출 첫 해 17억원이던 연매출은 2021년 1조원을 돌파했다. 1992년 국내 최초 드라이브 스루(DT)인 ‘맥드라이브’를, 2005년에는 업계 최초로 24시간 매장 운영을 시작했다. 2006년에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첫 아침 메뉴인 ‘맥모닝’을 출시했고, 2007년에는 배달 주문 플랫폼 ‘맥딜리버리’를 도입했다. 

현재 한국맥도날드는 2030년까지 매장을 총 500개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연내 총 8개의 대규모 신규 DT 매장을 오픈하고 12개 매장에 대한 리뉴얼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업계 최초로 도입한 드라이브 스루(DT) 하이패스 결제 시스템의 확대와 맥도날드 공식 앱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ESG 계획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2024년부터 동물복지계란 시범 도입 △‘한국의 맛’ 캠페인을 통한 지역 농산물 활용과 상생 강화 △농가 상생 펀드 조성을 통한 지원 확대 △2025년까지 수도권 내 RMHC하우스 설립 △열린 채용 지속 확대 △‘일-학습 병행제’ ‘워킹홀리데이’ 등 임직원 성장 지원 △더 많은 다양성 보장하는 직장문화 조성 등의 계획을 내놨다.

김 대표는 “이 모든 약속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 내부 ESG 위원회를 만들었다”며 “비즈니스의 근본체제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ESG를 실천하고, 우리 사회에서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한국 맥도날드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고객이 있기에 맥도날드의 35년이 존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의 35년도 고객 곁에서 언제나 신뢰할 수 있는 ‘찐친’ 브랜드가 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은 숙제는…‘매각’ '영업적자’ ‘가격’

2016년과 2022년 미국 본사가 한국맥도날드 매각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동원그룹과의 매각 협상이 무산되면서 새로운 인수자가 나서기까지 영업손실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 대표는 “한국맥도날드의 매각은 단기적인 수익을 목표로 하는 일반적인 매각과는 다르다. 전세계적으로 80여개국에서 전략적 파트너를 통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맥도날드의 발전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를 찾는 것이고 이를 위해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개선 과제는 남아있는 상태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277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김 사장은 “한국맥도날드는 서비스와 가격 유지를 위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흑자전환하려면 이를 축소해야 한다”며 “이런 상황일수록 제품과 고객을 위한 투자를 하고, 이런 근본체계를 강화했을 때 건강한 수입창출로 연결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인해 가격 동결이나 인하 관련 바람에 불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고객들이 외식물가 때문에 우려가 많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서비스를 강화하면서도 가격 변동폭을 최소화해야하는 숙제가 있고, 맥도날드도 가격 정책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지만 확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에게 가성비가 좋은 메뉴들을 제공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최근 파이브가이즈 등 해외 브랜드의 국내 진출에 대해서는 “새로운 브랜드의 진입을 환영한다"며 "버거 시장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크게 보는 것이고 고객 입장에선 선택권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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