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치매라면 자녀 알츠하이머병 위험 80% 증가”

“어머니 치매라면 자녀 알츠하이머병 위험 80% 증가”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부모 치매 병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조사
‘치매 병력’ 부모 있으면 발병 위험 47% 증가…알츠하이머 위험은 72%↑

기사승인 2023-07-10 17:01:15
치매 어르신을 대하는 돌봄 종사자의 보호와 안전을 위한 돌봄지침서 중 삽화 일부.   PCC실천네트워크

부모 중 특히 모친의 치매 병력이 자녀의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부모의 치매 병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0일 전했다.

부모와 그 자녀는 유전자를 비롯해 생활방식과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부모의 치매가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종류의 치매 가운데 어떤 병이 연관성이 높은지, 부계와 모계 병력 중 어느 쪽이 영향력이 높은지, 그리고 자녀의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등에 대해 규명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대한민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그리스, 호주, 필리핀 등 총 8개 국가에 거주하는 노인 1만7194명을 대상으로, 치매 가족력을 조사하고 임상평가와 신경심리검사, 혈액검사, 신경학적검사 등을 통해 응답자의 치매 여부를 진단했다. 

연구 결과,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치매 병력이 있으면 자녀의 치매 위험이 47% 증가했으며, 그 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72%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부친에게 치매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치매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으나, 모친이 치매 병력이 있는 경우 치매 위험이 51%, 알츠하이머병은 80% 높아졌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부모 중에서 모친의 치매 병력이 중요한 영향력이 있으며, 모친이 치매에 걸리면 자녀는 성별과 상관 없이 치매 중에서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함을 명확히 보여줬다”며 “인지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노인들 중 부모, 특히 모친이 치매로 진단된 적이 있다면 전문적 평가를 통해 인지장애 여부를 조기에 진단하고, 향후 인지기능 변화 양상을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는 단일 유전자가 아닌 다양한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 위험이 결정되는 만큼, 부모의 치매 병력이 반드시 본인의 치매 발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부모가 치매 병력을 가졌다면 보다 엄격한 금연과 절주, 식습관 개선, 기저질환 관리를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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