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투자심리 위축, 높아진 상장 문턱 등 어려워진 여건의 세계시장 속에서 국내 바이오산업의 발전 방안이 제시됐다. 핵심은 인재 양성, 과감한 투자, 성공적인 신약 개발이었다.
한국바이오협회와 RX코리아가 공동 개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 바이오 박람회인 ‘2023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코리아’(BIOPLUS-INTERPHEX KOREA, BIX 코리아)가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BIX 코리아는 이날부터 오는 14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이날 진행된 ‘REVAMPING THE INDUSTRY I-한국 바이오산업의 현황과 나아갈 방향’ 주제의 기조세션에서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이사는 “벤처캐피털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어떤 바이오회사에 10억원씩 투자하면 주변에서 다들 놀라워했다”며 “지금은 중형·대형 규모 따질 것 없이 제약사들에 투자하는 게 당연시 되는 등 투자의 풀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거래소가 기술특례상장 활성화를 위해 기술기업들을 찾아 맞춤형 컨설팅에 나서는 등 산업 지원 의지를 보이고 있어 환영할만한 일”이라면서도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바이오산업처럼 유망 산업은 공매도를 제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이오기업들이 혁신 신약을 한 번 만들 때 적자가 나게 되고 그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공매도의 타깃이 되기 쉬운데 바이오기업의 공매도 제한을 통해 산업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자는 주장이다.
상업화로 연결될 수 있는 사업은 과감히 투자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원하는 바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열홍 유한양행 R&D총괄사장은 “국내 벤처기업뿐만 아니라 바이오산업에 있어서 가장 큰 핵심은 바로 인재다”라며 “작은 규모의 기업에서 일하는 능력 있는 사람이 우수한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 사람과 접점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괄사장은 “각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거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는 연구자에게 연구비를 지원하고, 상업화로 연결될 수 있는 아이템은 공동연구를 진행하거나 기업의 연구원을 해당 기관에 파견해 추후 스핀오프 회사도 차릴 수 있게 지원하는 등 바이오산업 인재들에게 희망을 던져줘야 한다”며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진 연구원들이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임상 발전 가능성이 없는 후보물질에 몰두하다가 시간과 인력을 허비하고 방향성을 상실하는 사례를 많이 접한다. 제약사는 실제 임상에 활용할 수 있는 신약을 만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성공적인 신약 개발만이 바이오산업이 사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