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응급실 이송지연·뺑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증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이용을 분산시키고 119도 전면 유료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16일 응급의사회는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응급의사회는 “응급실 과밀화 문제는 무제한적인 병원선택권, 상급병원 선호, 비정상적 의료전달체계와 보상체계, 경증환자를 담당한 1차 의료 붕괴 등 복합적 원인에 의해 생긴 현상으로 응급실 자체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모든 문제의 책임과 의무를 현장 응급실과 의료진들에게 넘기려 하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라며 “‘의료진이 열심히 하지 않아서’ 문제가 생긴 것처럼 오도하고 의료진을 처벌하겠다는 정책당국 대응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많은 응급의료진들이 응급실 현장에서 이탈하고 있고 전공의 지원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특단의 조치와 노력이 없다면 응급의료는 소아과처럼 붕괴할 것”이라며 “혼자 근무하는 응급실이 전체 응급실의 50%가 넘는 상황에서 수용거부 금지와 강제 배정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응급실을 이용한 경증환자를 줄이고, 119 신고를 전면 유료화하는 등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응급의사회는 △응급상황의 명백한 과실이 없는 의료행위에 대한 면책 확대 △의료진·환자 응급의료 사고 책임보험 도입 △119 전면 유료화, 경증환자 이송 중단 △주취 난동자, 응급실 폭력 가해자 응급실 이용 제한 근거 규정 마련 △경증환자 위한 1차 의원, 급성기 클리닉 야간·휴일 진료 보상 확대 △응급실 이용 문화 개선 위한 대국민 홍보를 주문했다.
응급의사회는 “경증환자 응급실 이용 실태에 대한 전면적 조사와 지역·병원별 특성에 맞는 과밀화 대책들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가장 먼저 줄일 수 있는 경증환자는 본인이 경증임을 알지만 갈 곳이 없어 방문하는 환자군이다. 정책당국이 올바른 이용 문화에 대한 홍보와 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고 피력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