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의사회 “교사들 감정노동 시달려… 정신건강 돌봄 필요”

정신과의사회 “교사들 감정노동 시달려… 정신건강 돌봄 필요”

“교사 대상 심리지원 체계 마련 시급”

기사승인 2023-07-21 12:12:16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추모 메시지를 작성하며 애도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재직 중인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20대 교사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신과 의사들이 교사를 대상으로 한 심리 지원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대한정신강의학과의사회는 21일 성명서를 내고 “최근 세상을 떠난 젊은 교사의 자살 사건에 대해, 놀라움과 슬픔을 느낀다”며 애도를 표했다.

그러면서 그간 교사들은 ‘감정노동자’로서의 격무에 허덕였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최근 수년간 학부모나 학생이 교사에게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가하는 일이 늘어나는 등 교사들은 본연의 임무를 넘어선 감정노동에 시달려 왔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학생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심리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학생과 학부모를 대하면서 행정 업무까지 도맡는 여건, 학교와 구성원 조직의 분위기나 특수한 문화에서 비롯되는 상황 속에서 정신건강 관리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수한 상황에서 고충을 상담할 수 있고 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며 “교사와 학생은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상호작용하므로, 교사의 정신건강은 개인의 건강을 넘어 학생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의 노동과 휴식이 분리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교사도 근로자처럼 노동과 휴식이 분리돼 근무 외 시간에는 업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 것이 건강한 정신을 지키는 데 필요하다”며 “아무 때나 연락하고 응답받아야 한다는 일부 학부모의 인식은 이제라도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번 사태에 대한 화살을 학부모에게 돌리는 시각은 부적절하다고도 했다. 의사회는 “‘대한민국 학부모들이 문제’라는 식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2차 가해가 된다”면서 “누군가를 탓하고 비난하며 상처를 준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희생양을 찾고 공격하기보다 서로를 보듬고 비극을 이겨내는 것이 우리 모두가 안전해지고 건강해지는 길”이라고 말했다. 

의사회는 “학교 내 정신건강은 미래를 위해 중요한 일”이라며 “정신건강 문제를 발견하거나, 진료받는 시스템 등의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는 모든 방법을 고민하겠다. 또 학생과 교사가 상호 성장하며 모두의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는 교육 현장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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