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건축허가를 놓고 경기 안양시의회 본회의 5분 발언으로 촉발된 A의원과 공무원노조의 대립이 시의회와 공직사회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노조가 지난 20일 A의원 발언에 대해 공식사과를 요구했지만 오히려 시의회가 나서 공무원노조의 태도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발표하자 이번에는 노조가 다시 이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양측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안양시지부는 24일 시의회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례식장 건축허가와 관련해 특정 업체와 유착 비리가 있는 것처럼 표현해 공직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더니 오히려 시의원들이 나서 ‘정당한 의정활동을 방해하고 대립과 갈등을 키운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며 시의회가 책임전가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어 “갈등을 없애고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한 협력적 관계를 만들자고 줄곧 의회에 요구한 것은 공무원노조였다”면서 “평소 고압적 태도와 망발은 시의원의 몫이었지 어떻게 공무원노조가 들어야 할 말이냐”고 의회의 태도를 비난했다.
노조는 또 지난 20일 시의회가 발표한 입장문 내용을 놓고 “의회는 지난 1년간 수차례 시의원의 정당한 의정활동을 문제 삼아 왔다고 주장하지만, 의회가 요청한 의정자료는 정해진 절차와 기간을 무시한 채 민감한 개인정보를 마구잡이로 요구하고 있다”며 “이 같은 행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무슨 의정활동 방해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행정사무감사장에서 공무원들을 마치 피의자 대하듯이 발언하거나 간부공무원들에게 반말하는 행위, 또 공무원의 용어 사용을 문제 삼아 공직자의 퇴직을 종용하는 발언에 대한 재발방지 마련을 요구하는 것이 왜 의회를 경시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조는 “문제의 발언을 한 A의원에게 전한 사과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에 이 시간부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공무원노조를 폄훼한 의원들에게 있음을 밝힌다”며 강경한 입장을 발표했다.
앞서 A의원은 지난 18일 열린 제285회 시의회 임시회 5분 발언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호계동에 건립이 추진 중인 장례식장 건축허가를 놓고 안양시 행정을 비판하며 “본 의원은 시민과 함께 이후, 인사발령을 지켜볼 것이며 만에 하나 건축허가가 난다면 누가 장례식장의 대표가 되고, 누가 이사가 되고, 누가 그곳에서 녹을 받게 되는지 주민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발언했다.
다음날 안양시가 “A의원의 발언은 마치 안양시와 장례식장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왜곡하며, 안양시 공무원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매도하고 모욕감을 주는 발언”이라며 A의원의 공식사과를 요구했고, 지난 20일 안양시 공무원노조도 같은 이유로 의회에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안양=김태영 기자 ktynew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