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흉기난동, 계획 범행… “전날 휴대전화 초기화”

신림 흉기난동, 계획 범행… “전날 휴대전화 초기화”

기사승인 2023-07-25 17:47:01
24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 마련된 흉기난동 사건으로 숨진 20대 남성을 추모하는 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지난 21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이 계획된 범행으로 드러났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조모(33)씨는 범행 전날인 20일 오후 5시쯤 자신의 휴대전화(아이폰XS)를 초기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같은 날 오후 5시58분부터 브라우저 등을 사용한 기록은 남아있지만, 사건과 관련 있는 검색이나 통화·메시지·사진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조씨는 경찰에 “당일 인천 집을 나설 때부터 범행을 염두에 뒀다”며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보려고 독산동 집에 들렀는데 하필 그때 왜 그렇게 사냐고 말해서 더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당시 할머니는 조씨가 일을 하지 않는 점을 꾸짖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씨는 할머니 집에서 나와 흉기 2개를 훔친 뒤 택시를 타고 신림동에 가서 흉기 난동을 벌였다. 조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인천 이모 집과 서울 금천구 독산동 할머니 집을 오가며 생활했다.

그는 경찰에 “남들보다 키가 작아 열등감이 있었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피해자 성별을 가리지는 않았다”고도 말했다. 경찰은 조씨 진술을 토대로 경제적 무능과 신체조건 등 복합적 열등감을 범행 배경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씨 의료기록을 조회한 결과 2018년 1월부터 범행 당일까지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기록 조회가 가능한 2013~2017년 병력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조씨는 이날 오후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받았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하는 검사로, 총 20문항이고 40점 만점이다.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결과가 나오려면 열흘 정도 걸린다.

경찰은 오는 26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조씨 이름과 얼굴 등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오늘 30일 구속 기한이 만료되기 전인 오는 28일쯤 조씨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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