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 온다… 한미, GLP-1 임상 3상 추진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 온다… 한미, GLP-1 임상 3상 추진

글로벌 임상 3상 효과 입증한 에페글레나타이드
식약처에 3상 IND 신청… 상용화 개발 작업 준비

기사승인 2023-07-31 16:11:58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세계적 비만치료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약물을 독자 기술로 자체 개발해 출시하겠다는 포부다.

한미약품은 자사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일주일에 한번 투여하는 주사 제형의 대사질환 치료제로 개발해 온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치료제로 적응증을 변경해 출시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31일 밝혔다. 

한미약품은 이를 위해 지난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3상 진행을 위한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서(IND)를 제출했으며, 식약처 승인 이후 본격적인 상용화 개발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GLP-1 계열의 치료제는 혈당 수치를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을 모방하는 원리로 작용하는 것이 주요 기전이다. 원래는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됐지만 최근 체중 감량 효과까지 나타나면서 관심이 급증했다. 국내에 알려진 GLP-1 비만치료제로는 수입산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위고비(성분명 세미글루타이드), 마운자로(성분명 티제파타이즈) 등이 있다. 

그러나 수입산 GLP-1 비만약들은 고가인데다, 전 세계적 공급 부족 사태로 인해 한국 시장 상륙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시장에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할 수 있으며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며 ‘경제적인 한국인 맞춤형 GLP-1’이라는 개발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나영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 전무는 “상대적으로 체질량지수(BMI) 수치가 높은 서양인 환자들을 타깃으로 개발된 외국산 GLP-1 비만약들보다 한국인에게 최적화 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쟁력이 더 우수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혁신적인 잠재력이 대규모 글로벌 임상을 통해 이미 확인된 만큼 한국에서의 임상을 빠르게 진행해 국내 시장에 우선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2010년 초반까지 시부트라민 성분의 개량신약 비만약 ‘슬리머’를 블록버스터 약물로 키워 낸 경험을 갖고 있다. 당시 한미약품은 유명 탤런트 김희애씨와 함께 하는 전국적 비만 치료 캠페인을 통해 ‘한국인에 맞는 건강한 체중 감량’의 중요성을 알려나간 바 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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