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일제히 하락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8.16p(0.98%) 하락한 3만5282.5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3.34p(1.38%) 내린 4513.39, 나스닥지수는 310.47p(2.17%) 떨어진 1만3973.45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지난 2월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피치는 전날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주요 국제신용평가사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하향한 것은 지난 2011년 S&P 이후 12년 만이다. 피치는 향후 3년간 미국 정부의 부채 부담 증가, 재정 악화 등을 반영해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고용시장이 여전히 과열됐음을 시사하는 경제지표도 나왔다.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미국의 7월 민간 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32만4000개 늘었다. 시장 예상치인 17만5000개를 웃돈다. 전날 고용시장의 둔화세가 확인됐던 노동부 구인·이직보고서(JOLTs) 결과와는 엇갈린다. 6월 민간기업 구인건수는 958만건으로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고용시장 상황은 오는 4일 미 노동부가 발표하는 비농업 부문 고용보고서에서 보다 명확하게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보고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주는 지표다. 다우존스가 조사한 경제학자들은 7월에 비농업 신규 고용이 20만명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전달은 20만9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3.6%로 전달과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CVS헬스 주가는 시장 예상을 웃돈 실적에 힘입어 3.33% 상승했다. 민간의료보험회사 휴마나 주가는 2분기 의료비용이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는 소식에 5.60% 뛰었다.
반도체기업 AMD 주가는 예상을 웃도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매출 감소 여파 등으로 7.02% 하락했다. 솔라엣지 테크놀로지 주가는 부진한 분기 실적 발표 이후 18.36% 급락했다.
종목별로 보면 S&P500지수 11개 업종 중 필수소비재, 헬스 관련주를 제외한 9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특히 기술 관련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아마존(-2.64%) 구글 모기업 알파벳(-2.41%) 마이크로소프트(-2.63%) 엔비디아 (-4.81%) 등 주가는 하락했다. JD닷컴, 알리바바 등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관련주는 중국이 미성년자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 주가는 각각 4.47%, 5.03%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하락장에도 불구하고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이 시장에 미칠 여파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모나 마하잔 투자 전략가는 CNBC를 통해 “이번 결정이 경제, 시장에 대한 우리의 근본적인 관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투자자들은 피치의 강등을 이익실현의 근거로 사용할 수 있지만, 이는 강한 상승 뒤에 시장 주기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의 에릭 위노그라드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아무도 미국이 부채 상황에 실패할 것이라고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 강등이 (미 경제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의미 있는 신호로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