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양당이 정쟁이 극심해지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출사표를 던진 신당들은 이념이 아닌 새로운 가치를 꺼내 들었다. 일각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면 제3지대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10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등 모든 현안에서 정쟁하고 있다. 22대 총선이 240여일 남은 가운데 무당층의 수치는 양당 지지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2%, 민주당은 23%를 기록했다. 무당(無黨) 층 비율이 거대 양당 지지율보다 높은 37%로 나타났다.
제3지대로 출사표를 던진 양향자 무소속 의원의 한국의희망과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의 신당준비위원회는 각각 블록체인 정당, 문제 해결 정당을 꺼내 들었다. 이념에 얽히지 않고 새로운 정치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창당준비위원장은 지난 6월 창당식에서 “거대한 양당 정치는 권력의 힘 이권 다툼”이라며 “어린 정치지망생을 데려다가 진영의 행동대장이자 이념의 총알받이로 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태섭 전 의원은 지난달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토론회에서 “국민의힘도 썩었고 민주당도 무능하다”며 “신당의 첫 번째 임무는 선택지를 넓히는 것이다. 유권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양당의 정쟁으로 유권자들이 지칠수록 제3당에 표를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역구 선거에서는 제3지대가 살아남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박상병 교수는 9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여야가 정쟁으로 서로의 지지율을 떨어뜨릴 뿐 흡수를 하지 못해 무당층이 높아지고 있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정당투표에서 제3지대가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역구 선거는 결국 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 수렴되거나 투표를 아예 안 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제3지대가 지역구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직 어렵다. 성공한 제3지대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8.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