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김은경 혁신위가 52일간의 짧은 활동을 마치고 해산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연이은 혁신위원장 인선 실패와 전혀 혁신적이지 않은 혁신안 발표를 어떻게 풀어갈지 그의 리더십이 주목된다.
김은경 혁신위는 10일 지난 6월 20일 출범 이후 52일간의 활동을 정리해 혁신안을 내놨다.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기득권을 내려놓고 정치 신인들에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당 혁신의 방향성은 제시했지만, 기대에 비해 별다른 특색이 없다는 평가다.
여기에 더해 권리당원 투표권을 확대 보장해야 한다는 다소 이례적인 혁신안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기존 대의원제를 부정하는 듯한 이미지를 보여 당내 분란만 조장하게 됐다.
혁신위가 조기 종료되고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면서 혁신위를 띄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비명계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혁신위 혁신안 발표 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기득권을 지닌 기성 정치인들 스스로 용퇴하기를 촉구하는 혁신위의 요구를 언급하면서 가장 큰 기득권자인 이재명 대표가 스스로 내려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혁신 대상은 당 안에서 가장 기득권을 많이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국회의원 4명이 있는 지역에서 지자체장을 두 번, 이어 경기도지사가 돼 1년에 33조원 예산을 집행하셨고 당 대선후보가 됐으며 연고도 없는 인천 지역의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되신 분이 있다. 무려 선출직만 4번이신 분, 지금의 당대표 이재명 대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혁신 대상에서는 피해갔다”며 “수차례 시장직을 역임, 지사직과 의원직을 두루 맡으시면서 지방 발전과 의회 발전에 헌신하신 분 중 후진을 위해 용퇴를 결단하실 분은 당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나서주시기 바란다”고 부연했다.
혁신위가 52일 만에 조기 종료되고 사실상 실패로 끝나면서 혁신위원장 임명권자인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치평론가로 활동 중인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각종 논란을 빚은 김은경 혁신위가 조기 종료됐는데 최대 피해자는 이재명 대표 본인”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김은경 위원장은 혁신위가 실패했어도 그냥 학교로 돌아가면 그만이지만 이 대표는 임명권자로서 인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인선 실패가 이번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을 빚은 김은경 혁신위원장 이전에도 혁신위원장 후보에 올랐던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이 임명 10시간 만에 논란의 발언을 이유로 사퇴한 바 있다. 당의 사활이 걸린 혁신위원장을 인선하면서도 철저한 검증 없었다는 점에서 당 대표로서의 리더십이 의심받을 만하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