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전의 승자는 T1이었다.
T1은 10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2라운드 KT 롤스터와 맞대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대 2로 승리했다.
지난 9일 디플러스 기아(디플 기아)를 꺾고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진출한 T1은 정규리그 1위 KT를 상대로 모두의 예상을 깼다. 이날 LCK 중계진을 포함한 전문가 14명은 KT의 승리를 점쳤다.
파죽지세를 이어간 T1은 승자조에 진출했다. 승자조에 선착한 T1은 젠지e스포츠와 한화생명의 승자와 결승 진출을 두고 오는 12일에 격돌한다.
17승 1패로 정규리그 1위를 기록했던 KT는 T1에게 일격을 맞으면서 패자조로 내려가게 됐다.
1세트 KT는 압도적인 무력을 뽐냈다. 이른 시간 탑에서 다이브를 성공시키며 득점을 올린 KT는 ‘비디디’ 곽보성(트리스타나)과 ‘에이밍’ 김하람(제리)가 킬을 쓸어 담으며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2개나 고른 이유를 증명했다. T1은 반격을 시도했지만, 벌어진 성장차로 화력에서 밀리는 모습이었다.
바론 둥지 앞에서 열린 전투에서도 큰 피해 없이 빠져나온 KT는 23분경 드래곤 둥지 앞에서 열린 한타를 승리를 거두고 그대로 넥서스를 파괴해 24분 만에 1세트를 끝냈다.
1세트를 내준 T1은 퍼스트 블러드를 시작으로 탑에서 ‘제우스’ 최우제의 럼블이 2킬을 따내면서 급속도로 격차를 벌렸다. T1은 계속되는 싸움에서 이득을 취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KT는 14분경 미드라인에서 T1의 ‘구마유시’ 이민형의 ‘드레이븐’과 ‘오너’ 문현준의 ‘녹턴’을 잡아내며 반격의 실마리를 잡았다.
하지만 오브젝트를 모두 챙긴 T1은 24분경 미드 진영에서 펼쳐진 교전에서 드레이븐이 트리플킬을 달성했고, 바론 버프와 드래곤 4스택을 동시에 쌓아 굳히기에 나섰다. 이후 바텀 2차 타워를 공성하던 T1은 ‘페이커’ 이상혁의 ‘니코’가 궁극기를 3명에게 적중해 한타를 대승했고, 그대로 넥서스를 파괴해 세트 스코어를 동률로 만들었다.
2세트를 승리한 T1은 기세를 이어가 3세트까지 잡아냈다. KT의 노림수를 계속해서 받아낸 T1은 매치 포인트를 먼저 달성했다. 하지만 4세트에는 KT가 1세트에 선보였던 ‘투 원딜’을 다시 가동해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양 팀의 운명이 달린 5세트. KT는 특유의 기동력을 살려 전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T1은 최우제의 잭스를 키우는 데 집중하며 반격에 나섰다. 좀처럼 어느 한 팀도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 팽팽한 싸움이 이어졌다.
T1으로 점점 기세가 기울던 가운데 30분경 KT가 먼저 이니시에이팅을 시도하며 싸움을 걸었지만, 오히려 역으로 쓸렸다. 여기에 바텀 라인을 밀던 최우제의 잭스를 노리기 위해 KT가 인원을 파견했지만, ‘페이커’ 이상혁이 합류해 2대 2 싸움에서도 승리, 바론까지 쟁취하며 전리품을 쓸었다.
기세를 탄 T1은 3억제기를 파괴했고, 드래곤 4스택까지 완성하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레드 진영 정글 쪽에서 ‘커즈’ 문우찬의 마오카이를 잘라낸 T1은 그대로 KT의 쌍둥이 포탑과 넥서스를 파괴하며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