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e스포츠가 한화생명e스포츠를 상대로 천적임을 재증명했다.
젠지는 11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2라운드 한화생명e스포츠와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완승을 거뒀다.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직행한 젠지는 한화생명을 꺾고 플레이오프 승자조로 진출했다. 승자조에 먼저 선착한 T1과 오는 12일 결승전 직행 티켓을 두고 맞붙는다.
한화생명은 젠지를 이번에도 넘지 못했다. 2021년 스프링 1라운드 이후 젠지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 한화생명은 젠지전 13연패 수렁에 빠졌다. 젠지를 상대로 비등한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운영적인 면에서 밀려 패자조로 미끄러졌다. 한화생명은 오는 13일 정규리그 1위 KT와 플레이오프 생존을 두고 격돌한다.
1세트는 젠지의 몫이었다. 경기 초반 한화생명이 미드 라인을 집중 공략하며 점수를 내기 시작했지만, 젠지는 ‘도란’ 최현준의 ‘아트록스’를 필두로 반격을 시작했고, 흐름을 가져간 뒤 완벽하게 경기를 주도하며 1세트를 승리했다.
2세트는 한화생명의 분위기였다. 사이드 주도권을 잡으려던 젠지의 흐름을 파악하고, 빠르게 반격에 성공했다. 한화생명의 서포터 ‘라이프’ 김정민의 블리츠크랭크의 픽도 적절했다. 김정민은 ‘로켓 손’ 스킬을 적절하게 사용해 상대의 주요 인원들을 끊어냈다.
하지만 30분경 바론 둥지 앞에서 펼쳐진 대규모 교전에서 ‘피넛’ 한왕호가 마오카이의 궁극기 ‘대자연의 마수’를 활용해 한화생명의 진영을 망가트렸다. 이후 한왕호가 바론을 스틸하는 동시에 교전에서도 젠지가 한화생명 선수들을 차례대로 끊어냈다. 기세를 탄 젠지는 곧장 한화생명의 진영으로 들어가 넥서스를 파괴했다. 불리했던 경기를 한 번에 뒤집으며 세트 스코어를 2대 0으로 만들었다.
3세트 일찌감치 젠지로 대세가 넘어갔다. 경험 많은 베테랑 한왕호의 경기 능력이 돋보였다. 한화생명의 정글러 ‘그리즐리’ 조승훈의 성장을 방해하는 전술이 적중했다. 한왕호는 한화의 정글 진영에서 킬을 따내고 유유히 살아나오면서, 영향력을 펼쳤다. 한화생명은 ‘바이퍼’ 박도현의 ‘제리’에게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초반 격차가 크게 벌어졌지만, 한화생명은 젠지가 무리하는 플레이를 놓치지 않고 야금야금 따라붙었다. 27분경 바론 둥지 인근에서 펼쳐진 대규모 교전에서 박도현이 트리플을 올리며 순식간에 판세를 뒤집었다. 기세를 이어 넥서스까지 돌진했지만, 쌍둥이 타워 1개를 깨는 데 그쳤다.
다소 위험하던 젠지는 30분경 장로 드래곤을 두고 펼친 한타에서 조승훈을 먼저 자르는 전략을 다시 적중해, 오브젝트를 독식하는 데 성공했다. 바론과 장로 드래곤 버프를 두른 젠지는 적진을 힘으로 무너트리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