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부터 이어지는 독감 유행…동절기 ‘백신 경쟁’ 과열 전망

여름부터 이어지는 독감 유행…동절기 ‘백신 경쟁’ 과열 전망

32주차 독감 의심 환자, 외래 1000명당 12.5명… 절기 유행 기준 2.5배
수요 급증에 국내외 제약사 백신 공급 추진 “공격적인 영업활동 전개”
“영업망·가격과 함께 코로나19 접종 상황 등도 백신 계약에 영향 미쳐”

기사승인 2023-08-22 06:00:08
쿠키뉴스 자료사진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세가 여름 내내 이어지는 가운데, 동절기를 앞두고 백신 업계가 분주하다. 독감이 겨울 기간 확산하는 양상을 가진 만큼 백신 접종 수요가 커질 것을 염두에 둔 제약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 소직지’에 따르면, 올해 32주차(8월6일~12일) 외래 1000명당 독감으로 의심되는 환자는 12.5명이다. 31주차의 14.1명보다는 줄었지만 2022~2023년 절기 유행 기준인 4.9명과 비교하면 2.5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심상치 않은 독감 확산으로 질병청은 향후 코로나19 유행 상황까지 고려해 독감 무료 접종 대상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독감 백신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병의원 대상 전문의약품 플랫폼인 블루팜코리아가 지난 5월 의사 회원 6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독감 백신 수요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한 응답은 5%에 불과했다. 실제로 블루팜코리아는 7월24일 시작한 백신 사전 주문 행사에서 하루 만에 약 6만 도즈를 신청 받았다. 전년 대비 2배가 넘는 물량이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제약 업계는 올 하반기 예년보다 더 치열한 독감 백신 경쟁을 전망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동절기 접종을 앞두고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한독, 보령바이오파마, 일양약품, 호주의 CSL 시쿼러스, 프랑스의 사노피 등 다수의 제약사가 백신 공급을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여름철 독감 유행으로 하반기 이후에도 높은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는 SK바이오사이언스 같은 국내사 외에도 시쿼러스코리아 등 해외사가 참여하면서 더욱 활발한 시장 분위기가 이뤄질 것”이라며 “업계는 작년부터 이러한 흐름을 예측했고,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2년 만에 독감 백신을 들고 나온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2023~2024절기 독감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NIP)을 통해 질병청이 계약한 총 1121만 회분의 백신 중 242만 회분을 공급하게 됐다. 사노피, 일양약품, 보령바이오파마, 한국백신, GC녹십자를 제치고 가장 많은 물량을 납품한다.

그 동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해 독감 백신을 중단했다가, 올해 독감 발병률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생산을 재개했다. 국가 공급 계약을 마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존에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했던 JW신약과 다시 손잡고 의원을 비롯한 민간 시장을 돌파해 나갈 방침이다.

독감 백신 시장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 선두 자리를 다투던 GC녹십자는 NIP로 174만회 도즈를 공급하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생산량으로는 뒤졌지만 약가는 경쟁사 중 가장 높게 책정 받았다. 7월 NIP용 백신 출하를 시작으로 이번 주부터는 민간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GC녹십자는 1년 내내 백신을 공급한다. 올해 상반기 백신 매출만 수출 694억원, 내수 549억원으로 총 1244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실적을 나타내기도 했다. GC녹십자 측은 꾸준히 가져온 영업 조직망을 활용해 경쟁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참여도 적극적이다. 특히 지난해 국내 시장에 등장한 시퀴러스코리아는 세포배양 독감 백신과 면역증강제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내보였다. 일성신약과 판매제휴를 맺고 프리미엄 백신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시퀴러스코리아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접종 효과가 떨어지는 65세 이상 고령층은 고면역원성 백신이 필요하다”며 “면역반응을 강화한 백신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민간 시장에서 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인지를 놓고 업계 관심이 높다. 의료기관은 한정돼 있는데 경쟁사가 넘쳐 매우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망과 가격이 백신 계약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 등 다양한 요소들이 고려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국내에 독감 백신 총 3000만 명 분량이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식약처는 6월 초 9개 제조·수입사를 대상으로 ‘2023년 독감 백신 국가출하승인 설명회’를 갖고, 접종 권장기간(10∼11월)에 백신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생산 준비를 요청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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