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도 학생부 기록… ‘학부모 민원’ 학교가 대응

교권침해도 학생부 기록… ‘학부모 민원’ 학교가 대응

교육부 ‘교권보호 종합방안’ 발표

기사승인 2023-08-23 13:33:24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 발표를 하고 있다. 교육부

앞으로는 교사가 개인 휴대전화로 걸려 오는 학부모 민원 전화를 받지 않아도 된다. 학교장 중심으로 각종 학교 민원을 처리하는 민원 대응팀이 설치돼 교원 대신 민원을 접수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을 공개했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을 계기로 교권 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자 한달여만에 이같은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교육부는 교원이 아닌 기관이 민원에 대응하는 체제로 개선하기로 했다. 학교장 중심으로 교감, 행정실장, 교육공무직 등이 민원 대응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2학기부터 시범운영한 뒤, 내년부터 공식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인공지능(AI) 챗봇을 도입해 단순·반복적인 민원을 응대한다는 방침이다. 교사는 개인 휴대전화를 통한 민원 요청에는 응대하지 않을 권리를, 교육활동과 무관한 민원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할 권리를 갖는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도 걸러낸다. 법령과 학칙에 따른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아동학대 범죄와 구분한다. 교원을 조사·수사하기 전 교육청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청취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교원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교육활동 침해 사안이 발생하면 침해 학생을 즉시 분리하고 선도가 긴급한 경우 우선조치의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학교 폭력과 같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대한 침해 조치 사항은 학교생활기록에 기재한다.

학교장에게 교육활동 침해 사안을 은폐하지 않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시도교육감에게 학교장 또는 교원이 사안을 은폐·축소해 보고 시 징계의결을 요구하도록 의무화한다.

학교교권보호위원회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해 조치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고 운영을 활성화한다. 이어 시도별 교원배상책임보험의 보장 범위를 확대한 표준모델을 개발, 9월 중 시도교육청에 안내해 내년부터 피해 교원의 보장을 지원한다. 또한 교원치유지원센터를 교육활동보호센터로 확대 개편해 심리 상담, 법률 지원 등을 두텁게 지원한다.

학부모 책임성도 강화한다. 보호자 등이 교원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전문성·재량을 존중·협력하도록 의무를 부여한다. 학부모가 특이 민원으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새로운 침해유형으로 규정해 ‘서면 사과 및 재발 방지 서약, 특별교수 이수’ 등의 제재 조치를 신설한다. 이를 미이수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아울러 교육부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보육활동 보호 조치도 강화한다. 유보통합 전이지만 먼저 보건복지부가 ‘영유아보육법’ 개정을 통해 국가·지자체의 보육활동 보호 의무 등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한다. 유보통합 이후에는 교육부가 보육교사의 법적 지위, 교원 자격 등 관련 법령 정비 과정에서 안정적인 교권보호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 장관은 “교원이 홀로 어려움과 직면했던 상황에 대해 교육 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제는 교육공동체가 함께 힘을 모으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올해 ‘교권 회복’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교육 3주체 간 권한과 책임을 조화롭게 존중하는 ‘모두의 학교’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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