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에 헌신한 거점전담병원, “남은 건 적자” 한숨

코로나 극복에 헌신한 거점전담병원, “남은 건 적자” 한숨

신현영 의원,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간담회 개최

기사승인 2023-08-30 07:00:02
29일 국회에서 ‘코로나19 회복 지원과 다음 팬데믹 대비를 위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김은빈 기자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들이 정상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전담병원 해제 이후 적자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민간 중소병원들은 회복기 손실 보상의 기준을 완화해야 병원 존립이 가능하다고 호소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코로나19 회복 지원과 다음 팬데믹 대비를 위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 혜민병원 △대전 웰니스병원 △의정부 메디플러스병원 △인천 검단탑병원 △용인 다보스병원 △남양주 한양병원 △인천 한림병원 △인천 뉴성민병원 △평택 박애병원 △성남 정병원 △용인 강남병원 등 거점전담병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코로나19 감염병 유행 당시 병상을 통째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내놓는 등 헌신했지만, 엔데믹이 가까워진 지금 손해가 막심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전웰니스병원은 지난 2021년 12월31일에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된 후 지난해 2월7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대전과 인근 지역의 전담 입원진료를 맡고, 24시간 대면외래진료와 비대면진료를 통해 하루 300~400명의 환자를 감당했다. 

시설 공사에도 힘을 쏟았다. 병동별 청결구역과 오염구역 구획 칸막이 공사, 감염투석 환자를 위한 별도의 혈액투석실 공사, 이동구획 공간 내 소방 공사, 전 병실 및 복도 음압설비 설치 등을 마쳤다.

코로나19 엔데믹을 앞두고 거점병원 지정이 종료되자, 병원은 큰 손실을 감당해야 했다. 김철준 대전웰니스병원장은 “코로나19 환자만 받던 병원이기 때문에 환자들 사이에서 괜히 코로나19에 감염될 것 같은 불안감이 있는 것 같다”며 “코로나19 전담병원이라는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선 병원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내부 논의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지난 1년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느라 기존 환자들이 인근 타병원으로 발을 옮긴 것도 발목을 잡았다. 김 병원장은 “1년 동안 환자가 다른 병원에 가있는 사이 주치의가 바뀐 것”이라며 “기존 환자들의 진료 복귀를 위해선 이미지 개선을 비롯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인력 부족으로 몸살도 앓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환하며 감염환자를 진료하지 않는 의료진들이 퇴사를 했다. 신규 의료진을 구하려 해도 인력 채용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진료업무 변경으로 기존 감염전담의료진 사직 후 일반 진료과 전문의 채용 과정에서도 회복기 보상금이 대폭 삭감되면서 정상 운영이 곤란한 상태”라고 털어놨다.

29일 국회에서 ‘코로나19 회복 지원과 다음 팬데믹 대비를 위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김은빈 기자

또다른 거점전담병원인 서울 혜민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2021년 12월, 서울의 첫 거점전담병원으로서 220여개의 병상을 통째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내놓은 서울 혜민병원은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당장 2023년도 2분기 당기순이익을 보면 약 62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3~4분기 추정치까지 합치면 168억원 가량의 적자가 예상된다.

김병관 서울 혜민병원장은 “민간병원이 이정도의 적자를 계속 견딜 순 없다. 앞으로 2년 정도 버틸 수 있을까 싶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회복기 손실 보상의 기준을 완화해 민간병원도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보건복지부는 적절한 보상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향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의 회복기 손실 보상 과정은 아직 시작 단계”라며 “충분치 않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간 손실금 적자 보존 등을 위해 대외적으로 발표된 것만 하더라도 1조원 이상을 투입했고, 건강보험 재정도 수조원이 들어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생했던 병원들이 원활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복지부에서도 신경을 쓰면서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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