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경기도 보조금 미편성으로 청년기본소득 중단.. 경기도, “확약한 적 없다”

성남시, 경기도 보조금 미편성으로 청년기본소득 중단.. 경기도, “확약한 적 없다”

경기도, 추경안에 매칭분 예산 미편성 통보
성남시, 2분기 지급대상자에게 시 예산으로 청년기본소득 30% 지급 예정

기사승인 2023-09-04 21:38:12
성남시청

경기도 성남시가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청년기본소득 접수를 이달부터 중단하면서 책임 공방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가 매칭사업인 청년기본소득 도비 보조금을 미편성한 것이 공식 사유인데, 사정을 들여다보면 성남시와 경기도의 갈등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고된 측면이 있다.

성남시는 지난달 29일 경기도의 갑작스러운 도비 보조금 미편성 통보로 3분기 청년기본소득 접수를 중단했다고 4일 밝혔다.

청년기본소득 지원사업은 24세 청년에게 자기계발비 명목으로 분기별 25만원(연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원하는 것으로 사업비의 70%를 경기도가, 30%를 성남시가 부담한다.

성남시는 올 1월 2023년 청년기본소득 지급을 위한 전체 예산 105억500만원 중 성남시 부담 예산 31억5200만원을 확정했다.

경기도 매칭분(70%)이 도 1회 추가경정예산에 편성될 것으로 보고, 성남시는 1분기 대상 청년(8496명)에게 우선 전액 시 예산 23억6700만원을 투입해 지난 4월 20일 청년기본소득을 지급했다.

도가 추경에 관련 매칭분 예산을 세우기로 한 배경은, 성남시가 지난해 말 올해 본예산에 청년기본소득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으면서 경기도도 관련 예산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성남시의회는 청년기본소득 예산 편성을 놓고 여야간 갈등 속에 본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했고, 올해 초 준예산 체제에 들어가서야 뒤늦게 관련 예산을 세웠다.

게다가 성남시의회는 지난 7월 청년기본소득 폐지 조례안을 통과시키면서 이 사업을 올해까지만 시행하고 내년부터는 폐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성남시의회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은 “신상진 시장이 지난해 청년기본소득을 올해부터 하지 않겠다고 발언하면서 발단이 됐고, 민주당 측이 조례가 버젓이 있는데 왜 예산을 세우지 않느냐고 따지면서 갈등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7월 관련 조례를 폐지할 당시에도 올해까지는 이 사업을 하겠다고 했고, 경기도도 동의한 것으로 아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황망스럽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기도 관계자는 “성남시가 올 4월쯤 추경에 도비를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이에 대해 추경 편성 일정이 잡히면 검토하겠다고 했지 확약한 적이 없다”며 “예산 부족과는 별개로 지난 7월 성남시의회가 관련 조례를 폐지하면서 더 이상 이 사업의 추진 의지가 빈약하다고 판단한 점도 추경 편성에서 배제된 사유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3분기 청년기본소득 신청 첫날인 지난 1일 오후, 성남시 청년기본소득 지급 대상에게 ‘23년 청년기본소득 예산 미편성으로 인해 성남시 거주 만24세 청년에게는 2분기 지급 및 3분기 신청과 지급이 불가능하다’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했다.

성남시도 같은 날 오후, 성남시 청년기본소득 지급 대상 청년들에게 ‘경기도가 시에 교부해야 할 도비 보조금을 편성하지 않아 청년기본소득 2분기 지급과 3분기 신청이 중단되며 추후 경기도가 예산 교부를 하면 2분기 지급 및 3분기 신청 사항을 안내하겠다’는 문자를 발송했다.

이에 따라 성남시는 경기도의 당초 약속과 달리 올해 도비 보조금을 일절 지원받지 못하게 되면서 2분기 이미 선정된 청년기본소득 지급 대상자에게 올해 확보한 시 예산 중 잔액 7억8500만원을 활용해 청년기본소득의 30%(7만5000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미편성된 도비 보조금이 조속한 시일 내에 편성될 수 있도록 경기도에 강력히 건의하고 있다”면서 “성남시 청년들의 불편사항이 해소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성남=김태영 기자 ktynew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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